[치악산] 안개와 함께한 향로봉 산행(20250706)
뛰어난 조망도 안개속에 감춰지고...
2025. 7. 6.(일) 부천늘푸른산악회 제 377차 정기산행 / 니콘 z5+z24-50mm
치악산은 강원도 원주시 소초면 학곡리 솟아 있는 산이다.
높이가 1,288m이며 매화산-천지봉-비로봉-향로봉-남대봉-시명봉으로 이어지는 1천미터가 넘은 준봉들이
원주시를 병풍처럼 막아주고 있다. 치악산의 서쪽과 남쪽은 원주시, 동쪽은 횡성군과 영월군에 속해 있다.
치악산의 옛 이름은 단풍이 아름다워서 적악산(赤嶽山)으로 불리웠는데,
뱀에게 먹히려던 꿩을 구해준 나그네가 그 꿩의 보은으로 위기에서 목숨을 건졌다는 전설에 따라 치악산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치악산은 산 이름에 "악"자가 들어 있어 산행하기 힘든 산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사실 치악산의 정상인 비로봉을 오르기 위해서는 악~소리 내면서 올라야 할만큼 힘든 산 이기는 하다.
그러나 향로봉은 비로봉과 달리 크게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다.
[9시 10분]
치악산 산행에서 그나마 쉬운 향로봉을 오르는 코스는
행구탐방지원센터나 곧은재탐방지원센터를 들머리와 날머리로 잡는다.
향로봉까지 길이는 짧으나 가파른 국형사 코스, 거리는 좀 멀지만 대채로 완만한 관음사 코스,
어느쪽을 선택해도 약 4시간이 소요된다.
오늘 산행은 경사도가 있지만 향로봉까지 거리가 짧은 국형사 쪽에서 오르기로 한다.
나는 경사가 급하더라도 초반에 바짝 힘내서 올라가는 것을 좋아한다.
참고로 국형사에서 향로봉까지는 약 2.5km, 관음사에서 향로봉까지는 약3.5km로 관음사 코스가 약 1km 더 길다.
국형사 앞 주차장 우측 끝 큰 도로를 따라 올라간다.
위에 국형사가 바로 보이고 우측 계곡 쪽으로는 치악산 둘레길 11코스가 시작되는 곳이다.
당연히 그쪽으로 가면 아니됩니다.
기회가 되면 치악산 둘레길을 완주해 보고 싶다.
주차장 위에 있는 국형사에 잠시 들러 쓰억~둘러보고 바로 산행을 시작한다.
우리는 사찰 구경보다는 산행이 목적이라...
국형사 우측으로 난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올라간다.
주차장에서 10여분 올라왔다.
행구탐방안내센터 직원이 안전산행 하시라고 반가이 맞아 주신다.
초반부터 경사가 가파르다.
다행히 흐린 날씨로 햇볕이 없으니 걸을만 하다.
여기부터는 사찰땅이란다.
경사가 장난이 아닌데 차량이 올라가나 보다.
[9시 44분]
땀 뻘뻘흘리며 30여분 올라오면 보문사 주차장에 도착한다.
날씨가 흐린게 이리도 고마울까...
주차장 좌측으로 보문사가 자리하고 있다.
보문사 올라가는 계단 중간에 향로봉으로 올라가는 등산로가 있다.
주차장에 올라와 보문사에 들어서면 우측에 종무사가 있고, 중앙에는 청석탑이 차지하고 있다.
보문사는 정확한 시기는 알수 없으나 고려시대에 창건된 사찰로 추정된다고 한다.
대웅전과 범종각
청석탑은 1970년 새로 건립하던 중에 땅속에서 출토된 석탑재를 현재의 모습으로 복원하였다고 한다.
탑이 푸른빛을 띠는 것은 점판암을 만들어져서 검푸른 빛을 낸다고 한다.
범종각 뒤로 멋진 조망처가 있다.
양쪽으로 둘러쌓인 산 사이로 원주시내 조망이 시원하게 펼쳐 보이는 곳이지만 흐린 날씨로...
[9시 52분]
보문사에 조금 내려와 좌측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올라간다.
철재 다리를 지나 용왕각 옆으로 올라간다.
용왕각은 패스...
빡센 오르막 시작된다.
나무계단, 돌계단이 반복적으로 이어진다.
비에 젖은 계단이 미끄러워 조심스럽게 올라간다.
너덜 오르막도 이어지고...
오를수록 안개가 심해지고...
보문사에서 약 30여분 지나 향로봉 0.7km를 알리는 이정목을 만나고,
조금만 더 힘을 내어 본다.
[10시 44분]
비로봉과 향로봉으로 갈리는 삼거리 능선에 올라선다.
이제 향로봉까지는 200m 거리다.
능선에 올라서니 바람도 좀 불고 시원하다.
[10시 49분]
삼거리에서 약 9분 지나 향로봉에 도착한다.
보문사에서 약 55분, 국형사 앞 주차장에서 약 1시간 40분이 소요되었다.
먼저 인증샷 한장 남기고 잠시 쉬었다 가기로 한다.
날씨는 흐리고, 습도는 높고, 조망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치악산 향로봉에서 마시는 막걸리 한 잔은 세상 어느 술 보다 더 맛있다.
안개속에 감춰진 원주시내 모습, 그림으로 상상해 본다.
[11시 23분]
향로봉에서 약 25분 쉬었다가 하산한다.
하산은 능선을 따라 곧은재 사거리로 가서 좌측으로 곧은재탐방지원센터(관음사) 쪽으로 내려갈 것이다.
곧은재사거리까지는 1.1km
50m 앞도 잘 보이지 않는 안개속을 지나간다.
힘들게 올라왔던 보문사 코스와 갈리는 삼거리
보문사로 내려가면 좀 더 빠르겠지만 올라왔던 코스로 내려가는 것은 재미없다.
물론 산악회 버스가 관음사 쪽에 있어 어쩔수는 없지만...
짙은 안개와 풍성한 수목들, 높은 산에서 볼수 있는 멋진 장면이다.
약간의 내리막 경사지만 흙길이라 힘들지 않다.
[11시 41분]
곧은재 갈림길, 향로봉에서 18분 걸렸다.
직진하면 비로봉, 우측은 부곡탐방지원센터로 내려가게 되고
관음사가 있는 곧은재탐방지원센터는 좌측으로 내려가면 된다.
탐방지원센터까지는 2.2km, 약 1시간이 좀 더 걸린다.
등산로 젖어 은근히 미끄럽다.
곳곳에 파란 산수국이 예쁘게 미소 짖고 있다.
안개비에 젖은 나무잎이 눈부시도록 푸르고 싱그럽다.
계곡으로 가도 되고...위로 가도 되고...어차피 조금후에 만난다.
계곡길과 만나 계속해서 내려간다.
조금이라도 위험한 곳은 안전팬스를 해 놓았다.
[12시 10분]
주막거리 쉼터, 옛날 이곳에 주막거리가 있었다고 한다.
등산객이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도록 마련해 두었다니 깨끗하게 사용하면 좋겠다.
목교를 건너 빠르게 내려 간다.
시원한 계곡 물소리에 한껏 힘이 나고...
잘 놓여진 데크와 푸른숲이 마치 설악산의 천불동계곡 같은 느낌이다.
시원하게 떨어지는 부곡폭포
계곡물이 맑고 시원하다.
잠시 족탕으로 고생한 발을 달래고...
[12시 54분]
곧은재탐방지원센터에 도착한다.
곧은재에서 1시간 10분(족탕 10분 포함) 걸렸다.
곧은재탐방지원센터 입구에 굿당을 자리하고 있다.
치악산이 명산이라 사찰도 많고 굿당도 지어지는것 같다.
산행날머리인 꽃밭머리교에 도착한다.
총 산행시간 약 3시간 55분이 걸렸다.
국형사에서 향로봉까지는 약 1시간 40분, 향로봉에서 날머리인 꽃밭머리교까지는 약 2시간 15분 걸렸다.
(족탕 10분, 정상에서 휴식 30분, 보문사에서 약 5분 포함)
치악산 향로봉은 비로봉과 남대봉의 중간부분에 위치한 봉우리로 원주시내를 가장 가까이 조망할 수 있다.
행구탐방지원센터는 접근성과 교통편이 좋아 원주시민들이 가벼운 채비로 즐겨찾는 일상적인 탐방코스이며,
향로봉까지 오르막이 심하기는 하지만 거리가 짧아 평소 산행을 하시는 분이라면 어럽지 않게 오를수 있다.
비록 짙은 안개로 조망은 하나도 없었지만 산행내내 안개와 푸른숲과 함께한 운치있는 즐건산행이였다.
사족으로 입구 부근에는 잘 정돈된 카페와 식당들이 많아 산행 후 맛난 음식도 즐기시면 좋을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