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 물결이 장관
2022년 10월 16일(일) 부천 늘푸른산악회 제387차 정산, 니콘 D750+토키나 11-20mm
깊어가는 가을, 늘푸른산악회 10월 산행지로...
단풍산행을 하느냐? 억새산행을 하느냐? 고민 끝에 억새로 유명한 민둥산으로 결정했다.
강원도 정선군 남면에 위치한 민둥산은 포천 명성산, 장흥 천관산, 창녕 화왕산, 밀양 영남알프스(사자평)와 함께
"전국 5대 억새군락지" 로 손꼽히며, 서울에서 철도로 갈 수 있는 억새군락지로 알려져
최근들어 산행객 뿐만 아니라 억새 구경을 위해 젊은 사람들도 많이 찾고 있다.
민둥산은 이름 그대로 8부 능선을 넘어서면 나무가 거의 없어 민둥민둥한 형세다.
예전에는 ‘한치뒷산’이라 불리던 이곳은 곤드레 등 나물 등이 잘 자라나도록 하기 위해 일부러 불을 낸 것이,
나무 한 그루 없는 민둥산으로 변하게 했다고 전해진다.
민둥산 산행은 보통 증산초교 앞 주차장에서 시작하여 완경사-정상을 왕복하는 코스를 많이 한다.
증산초고-완경사-정상은 약 3.3km이며 증산초교-급경사-정상은 약 2.7km로 왕복 약 3시간 30분이 소요된다.
코로나 이후 오랫만에 만차에 가까운 회원들이 참석하여 즐건 마음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10시 34분]
주차장 뒤로 도로를 지나 육교를 건너오면 민둥산 산행들머리를 만난다.
민둥산에도 가을이 찾아 온 듯하다.
나무잎들도 노랗게, 빨갛게 조금씩 물들기 시작한다.
산행로는 바위가 없는 육산으로 오르기에는 크게 힘들지는 않다.
산행의 초입은 잡목들로 숲을 이루고,
오랫만에 긴 줄을 이루며 산행하는 모습이 멋지다.
물론 전반적인 산행은 어렵지는 않지만 그래도 1000m가 넘는 산이니
몇군데 가파른 오르막이 있어 가쁜 숨을 들이키고 내뿜어면서 올라간다.
들머리에서 10여분 올라오면 쭉쭉뻗은 참나무숲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노란색으로 물들어 가는 참나무, 시원시원하고 멋지다.
이렇게 조망이 트이면 맞은편 산 능선에 가을이 깊어감을 느낄수 있고,
잎이 넓은 나무들은 벌써 노랗게 물들었다.
[11시 23분]
주차장에서 약 50분 걸려 임도로 도착한다.
임도 포장마차에서는 산객들을 위한 막걸리, 소주는 물론이고
파전도 있고 다양한 안주거리를 팔고 있어 잠시 쉬어가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화장실은 좌측 끝에 마련되어 있다.
막걸리를 한잔씩 했으니 버릴것은 버리고 가야겠지...
후미그룹이 오기를 기다리면서 10여분 쉬었다가 정상을 향해 고고...
봄도 아닌데 파릇파릇한 나뭇잎과 푹신푹신한 산행로가 너무 좋다.
억새군락 아래 축대
노랗게 빨갛게 물들어가는 가을이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그냥 갈 수 없겠죠~
이제 억새군락지로 올라갑니다.
억새와 단풍의 조화, 아름답네요~
[12시 04분]
급경사와 완경사 코스로 갈라지는 삼거리에 도착
증산초교까지 완경사는 2.7km, 급경사는 2.5km로 표기돼 있다.
급경사와 완경사의 거리 차이가 0.6km로 알고 있었는데 겨우 0.2km라니 이상하네...
정상가는 길목에 왠 스님???
무료급식소 운영을 위한 모금을 하고 있는듯...
좋은 일이고 나도 조금이나마 보탬이 돼 주고 싶은데 왜 모금함에는 손이 가질 않는지...
억새 사이로 오르는 등산객들의 모습이 멋지네요.
바람에 흔들흔들 은빛 억새가 장관이다.
억새와 갈대, 같은 것 같은데 다르다.
억새는 일반적으로 산이나 들판에 자라고, 갈대는 호숫가나 습지에서 자란다.
억새는 은빛 또는 하얀색이고, 갈대는 갈색이나 고동색이다.
억새는 키가 약 120cm 전후이고, 갈대는 2m 이상이다.
[12시 16분]
주차장에서 약 1시간 45분 결려 정상에 도착한다.
정상석 앞에는 인증샷 남기려는 사람들로 긴 줄이 늘어섰다.
아마도 이들은 억새구경이 목적이 아니라 정상석 인증샷이 목적이 아닌가 싶다.
족히 100m는 될 듯하여 일찌감치 정상석 인증샷은 포기한다.
단독 인증샷은 포기하고 정상석과 좀 떨어져서 이렇게하도 인증샷 남겨둔다.
정상석도 사람들의 손길이 얼마나 스쳤는지 맨들맨들하다.
큰 정상석 옆에 작은 정상석이 세워져 있다.
정상 인증샷은 남기려는 사람들을 위한 작은 배려는 아닐런지...
이렇게라도 남기니 다행이다.
민둥산 정상부에는 나무도 거의 없으니 조망도 좋다.
민둥산은 정선군 중앙부에 위치하여 동쪽으로 함백산, 남쪽으로 백운산, 서쪽으로 가리왕산,
북쪽으로 괘병산 등이 자리해 있어 동서남북으로 조망이 좋다.
탁 트인 조망에 속이 시원하다.
정상 아래에는 석회암이 빗물에 용해되어 지반이 내려앉는 독특한 카르스트 지형으로
돌리네가 형성되어 있는 것이다.
억새 구경도 식후경, 정상에는 삼삼오오 모여서 맛난 시간을 보내고...
돌리네 구경하러 내려간다.
백두산 천지, 한라산 백록담도 이런 지형일까?
아니...백두산 천지와 한라산 백록담은 화산 폭발로 생긴 호수(?) 아닌가?
이곳 "돌리네"는 석회암 이라고 했는데...
석회암은 탄산칼슘으로 이루어진 퇴적암으로 주로 조개껍질이나 산호 등 생물의 파편으로 이루어져 있다는데...
그럼 이곳이 아주 옛날 강이나 바다라는 뜻인가?
석회암이 약산성에 잘 녹아 빗물의 산성기에 용해되어 지반이 내려 앉는 것이라고 한다.
돌리네에서 발구덕으로 가는 능선,
단풍과 어우려진 억새가 장관이다.
다시 정상으로 올라간다.
위에는 억새가 춤추고, 아래는 단풍이 아름답게 물들고 있다.
발구덕 가는 산행로...
증산초교에서 올라와 발구덕으로 하산하는 것도 좋을듯 하다.
[13시 12분]
정상에는 아직도 인증샷을 남기려는 사람들로 긴 줄이 늘어서 있다.
곧바로 하산한다.
내려가면서 보는 풍경도 멋지네요.
급경사와 완경사로 갈라지는 삼거리,
완경사로 올라 왔으니 급경사로 내려간다.
[13시 36분]
정선군이 내려다 보이는 전망대
하산길이 만만치 않다.
확실히 완경사보다는 산행로가 험한것 같다.
쉼터를 지나고...
임도에 내려선다.
[13시 52분]
정상에서 약 40분 걸려 임도에 도착한다.
하산하는 중간에 후미 기다리느라 10여분 쉼
임도에서 좌측으로 600m가면 발구덕인가 보다.
발구덕 쪽으로 가면 거리는 멀겠지만 조금 편한 산행이 되지 않을까? 망설이다 그냥 급경사로 내려 간다.
민둥산에는 참나무가 많다.
그 흔한 상수리나무는 잘 보이질 않는다.
붉은 단풍도 이쁘지만 초록잎이 노랗게 변하가는 풍경도 아름답네요.
[14시 14분]
완경사와 급경사로 갈라지는 삼거리.
산행을 자주 하셨다면 급경사로 올라서 완경사로 내려오는 것도 좋을듯 하다.
특히 가을철 사람들이 많아 산행이 더디게 진행될때는...
[14시 30분]
완경사로 정상에 올라서 급경사로 하산하는데 휴식시간(40여분) 포함 총 4시간이 소요되었다.
주차장까지는 약 3~4분 정도 더 가야 한다.
매년 10월초에 억새축제가 열리는 민둥산,
산 정상부의 약 20만평의 억새군락지에 억새가 은빛으로 출렁이면서 장관을 이루고,
전국의 산객들과 관광객들이 찾아와 가을을 만끽한다.
정선 5일장에 맞춰서 오면 더 즐거운 여행이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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