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1박 2종 종주산행 / 둘째날(세석대피소- 천왕봉-백무동)

2013년 9월 8일

 

새벽 3시 30분,

지난밤 소주 한잔에 의지하여 잠을 푹 잔 덕분인지 생각보다 피곤하지는 않은 것 같다.

 아직도 밖엔 어둠이 짙게 깔린 가운데 대피소내에서는 하나 둘 잠에서 깬 산행객들의 산행준비로 활기를 띠기 시작한다.

우리도 간단한 간식거리로 요기를 하고 밖을 나서니 차가운 기온이 온 몸을 감싼다.

 

세석대피소를 나와 랜턴 불빛을 앞세우고 컴컴한 산행로를 1시간 30여분 오르자 서서히 하늘이 열리기 시작합니다.

푸른 창공사이로 섬광처럼 붉게 빛나는 모습이 장관입니다.

 

 

장터목 입구에서 뒤돌아 보니 어둠에 묻혀있는 아름다운 모습이 들어납니다.

 

어차피 정상 일출은 볼 수가 없지만 붉게 타오르는 여명의 모습은 일출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 주고도 남습니다.

삼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지리산 정상 일출, 아직은 덕이 모자라나 봅니다.

 

 

 

 

5시 50분... 장터목 도착, 약 1시간 10여분 동안 아침 식사를 준비합니다.

장터목엔 새로운 대피소를 짓고 있는데, 2013년말 완공되면 일출을 보기 위한 산행객들이 많이 늘어나지 않을까 합니다.

잘 정비된 산행로를 따라 주목군락지를 지납니다.

 

예전의 큰 주목은 사라졌지만 그동안의 노력이 있었는지 새로운 나무들과 여러 종류의 들꽃들이 어울려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드디어 하늘을 떠 받치고 있는듯한 웅장한 모습의 천왕봉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파란 하늘에 솜사탕 마냥 피어 오르는 구름이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깊은 협곡사이로 펼처지는 산그리메~멋지네요~

 

 

7시 43분...하늘로 오르기 위해서는 꼭 통과해야 한다는 "통천문"을 오르는 일행들

예로부터 부정한 사람은 출입할 수 없고 신선들만 노니는 이곳에 속인들이 오르자니 힘이 듭니다.

 

 

8시 00분...세석대피소를 출발하여 4시간 30분 걸려 해발 1,915m 지리산 정상인 천왕봉에 올랐습니다.

거대한 바위가 하늘을 떠받치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으며,

서쪽 암벽에는 하늘을 받치는 기둥이라는 "天柱"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동서남북 사방을 천천히 둘러 본다.

벅찬 감동이 물 밀듯이 밀려 온다.

세상이 모두 내 발 아래로구나!

 

 

끝없이 이어지는 산그리메...저 끝에는 뭐가 있을까?

 

저멀리 반야봉도 희미하게 보인다.

 

 

 

정상에서 10여분 내려오면 만나는 고목...

오랜 세월 세찬 비바람과 눈보라를 이겨낸 모습에 안스러움과 당당함이 함께 느껴집니다.

 

 

 

지리산이라서 푸른가요? 눈이 시리도록 아름답습니다.

 

 

 

주목군락지 전망대에서 다시 한번 지리산의 풍경에 빠져 봅니다.

 

아쉬운듯 자꾸만 뒤돌아 보게 되는 천왕봉, 이제 가면 언제 또 널 만나리...

 

멀어져 가는 천왕봉

 

 

주묵군락지를 지나 장터목으로 내러 섭니다.

 

요상하게 생겼는데 넌 이름이 뭐니???

 

12시 30분...장터목대피소에서 약 3시간 걸려 도착한 백무동, 천왕봉에서 약 4시간 30분 걸렸습니다.

정상에서 중산리로 하산 할 계획이였으나 급경사 계단길로 인한 무릎에 무리가 온다는 주장에

거리상 0.4km, 시간상으로 약 1시간 정도 더 걸리지만 경사가 완만한 백무동으로 하산하기로 하였다.

지친 몸으로 한 시간은 좀 길기도 하지만 확실히 무릎엔 부담이 덜한것 같아 좋았습니다.

 

 

백무동 시외버스 주차장에 도착, 예매해 둔 버스표를 확인하고 식당에서 샤워까지 하고

닭백숙 안주 삼아 지리산 종주 산행에 대한 얘기로 모든 일정을 마무리 합니다.

 

지리산 종주...총 35.7km, 1박 2일에 걸친 22시간의 산행

힘들고 긴긴 산행이였지만 한번은 꼭 하고야 말겠다는 의지와

산행을 통해 내 자신을 시험하고 지리의 맑고 깨끗한 정기를 가득 담고 와 삶의 새로운 활력소를 찾겠다는 생각으로 나선 종주

가슴 뿌듯한 느낌을 안고 돌아온 의미있는 산행이였습니다.

함께 해 준 산우님들께 깊이 감사드리고 다음에 또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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