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계곡과 울창한 숲 그리고 화양구곡
2017. 8. 20(일) 니콘 d5300+시그마 18-250mm
지난 밤부터 내린 비는 일요일 새벽이 되어도 더욱 세차게 내린다.
매월 첫째 일요일에 가던 정기산행을 휴가철을 맞아 세째 일요일로 변경하고 근 한달반을 기다렸는데
산행일 아침, 집을 나서기가 망서려지도록 계속해서 많은 비가 내린다.
기상청 일기예보도 오늘 하루종일 비가 온다고 하는데 걱정이다.
망설임끝에 산행때쯤에는 비가 그치리라 기대하며 우산을 받쳐들고 집을 나섰다.
때론 세차게 때론 가늘게 내리는 비를 뿌리치고 달려온 버스는
오전 10시경 팔각정휴게소에 도착한다.
비가 세차게 내릴때에는 산행을 포기해야지? 했다가
비가 가늘게 올때는 이정도면 산행을 해야지? 하고 왔다리갔다리 하면서 달려 왔는데
다행히 산행 입구 팔각정휴게소에 도착하자 비는 가는 이슬비로 변하고 있었다.
원래의 산행코스는 공림사에서 출발하여 낙영산과 도명산을 거처 학소대교로 하산할 계획이였으나
날씨가 좋지않다는 집행부의 독단에 화양3교에서 도명산으로 올라 학소대교로 하산하기로 변경하였다.
도명산은 세번이나 왔지만 공림사 쪽은 안가봐서 기대했는데 아쉽다.
비에 씻긴 나뭇잎이 더욱 푸르고 싱그럽다.
휴게소에서 10여분 올라와 화양이교를 지나고...
화양 제2곡인 "운영담" 앞에서 추억을 담고...
계곡의 맑은 물에 구름의 그림자가 맑게 비친다고하여 "운영담"이라고 한다.
바위를 쌓아 놓은듯하여 인상적이다.
조선 중기에 우암 송시열 선생이 산수를 사랑하여 이곳에 은거하였다고 하는데
곳곳에 그와 관련된 유적이 많이 남아 있다.
화양 제4곡인 "금사담"
맑은 물 속에 보이는 모래가 금싸라기 같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1666년 송시열 선생이 바위 위에 암서재를 지어 놓고 학문을 연구하고 후진을 양성했다고 한다.
[10시 30분] 휴게소에서 천천히 30여분 올라오면 산행들머리에 도착합니다.
화양 제3교-도명산-삼존마애불-학소대교-화양 제3교로의 원점산행은
약 3시간 30분이 소요된다.
다행히 비는 더 이상 내리지 않는다.
기온은 높지 않지만 높은 습도와 미끄러운 산행로에 주의를 해야 할 듯 하다.
5~6분 올라오면 첫 이정목을 만나고
좌측으로 올라 갑니다.
정상까지는 2.7km인데 산행로가 거칠어 생각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
산행내내 계단이 줄줄이 나타난다.
평소 같으면 계단이 좋지 않겠지만
비가 와서 산행로가 젖어 있는 오늘은 계단이 오히려 더 좋은듯 하다.
계단이 없다면 질퍽거리고 미끄러워 산행하기가 힘들었겠지...
높은 습도로 온 몸은 땀으로 줄줄 흘러내리고...
산은 높지 않지만 만만치가 않다.
비에 젖은 바위에 미끌어지면 큰일...조심 또 조심...올라간다.
나뭇잎은 한층 푸르고...
산행 할까? 말까? 고민하다 오르신 실을 형님,
운무가 출렁이는 맞은편 산봉우리들을 바라보며
산행 안했으면 엄청 후회할뻔 했다며 감탄사를 쏟아낸다.
"이런 맛에 산에 오르지..."
산봉우리에 걸린 운무가 멋집니다.
계단은 정상까지 계속해서 이어진다.
뛰어난 조망에 잠시 쉬어가고...
바위에 왠 구멍???
산행하시라... 좋은 추억 남겨 주시라...열심이신 실을 형님
늘 고생하심에 감사드립니다.
멀리 운무에 가린 속리산 묘봉
팔각정휴게소도 보인다.
[12시 02분] 통천을 지나고...
[12시 10분] 화양 3교에서 출발한지 약 1시간 40분, 정상에 도착합니다.
낙영산에서 북쪽으로 갈라진 산줄기가 화양천에 그 맥을 가라앉히기 전 바위로 불끈 일으켜 세운 산으로
이름처럼 삼체불 부근에서 도를 닦기 위하여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지성을 드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정상은 크고 작은 바위 다섯개가 하나를 이뤄 정상을 형성하고 있다.
그 중 높고 큰 바위에 올라 앉아보면 신선이 따로 없다.
동으로는 백악산에서 뻗은 줄기, 서로는 그 너머 금단산, 남으로는 낙영산 너머 톱날같이 늘어선 속리산 연봉들,
북으로는 화양천 너머 군자산의 위엄이 다가선다.
정상주변에는 분개처럼 잘 자란 소나무 몇 그루가 무상한 세월을 느끼게 한다.
정상 표지석 뒤로 거대한 바위 덩어리가 버티고 있다.
정상으로 오르는 산행객들
뒷쪽으로 희미하게 속리산의 능선이 보인다.
약 30여분의 식사를 즐기고 학소대 내려 갑니다.
하신길로 만만치 않다.
고려초기의 것으로 추정되는 삼체불은 최고 30미터나 되는 수직암벽에 각각 부처님의 모습이 새겨져 있으며,
부처님의 발끝에서는 물이 샘솟고 있어 산에 오르는 사람들의 목을 추겨준다.
바위가 젖어 상당히 조심스럽다.
[오후 1시 35분] 정상에서 약 50여분, 학소대교로 내려와 실질적인 산행은 끝이 나고
화양계곡을 따라 30여분 더 내려가면 팔각정휴게소에 도착하게 된다.
학소대교 아래 쪽
학소대교 윗쪽 모습
우측으로 화양 제 8곡인 "학소대(鶴巢臺)"가 보인다.
바위산 위에 낙낙장송이 오랜 성상의 옛일을 간직한채 여기저기 서 있는데,
옛날에는 백학이 이곳에 집을 짓고 새끼를 쳤다 하여 이름을 학소대라 하였다고...
화양 제 7곡인 "와룡암(臥龍巖)"
첨성대에서 동남쪽으로 1㎞ 지나면 이 바위가 있다.
궁석이 시내변에 옆으로 뻗혀 있어 전체 생감이 마치 용이 꿈틀 거리는 듯하고...
화양 제6곡인 "능운대(凌雲臺)"
큰 바위가 시냇가에 우뚝 솟아 그 높이가 구름을 찌를 듯하여 능운대라 한다.
찡그린 사람 얼굴 같기도 하다.
화양 제 5곡인 "첨성대(瞻星臺)"
도명산 기슭에 층암이 얽혀 대를 이루고 있다.
경치도 좋을 뿐더러 우뚝 치솟은 높이가 수십 미터이고 그 아래 "비례부동"이란 의종의 어필이 새겨져 있으니 이름하여 첨성대라 했다.
또한 평평한 큰 바위가 첩첩이 겹치어 있고 그 위에서 성진을 관측할 수 있다하여 첨성대라 한다.
줌으로 댕겨 본다.
어찌 떨어지지 않는지 신기하다.
[1시 57분] 들머리로 다시 오고...
산행을 시작하여 다시 여기까지 돌아오는데 약 3시간 25분 걸렸네요.
주차장으로 빠르게 내려갑니다.
성급하게 가을이...
운영담을 다시 보고...
계곡 옆으로 난 탐방로를 따라 내려 갑니다.
[오후 2시 17분] 총 소요시간은 살방살방 약 4시간 15분 걸렸습니다.
화양구곡은 1975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1984년 국립공원에 편입되었으며 청주에서 동쪽으로 32㎞ 지점인 청천면 화양리에 위치한 계곡으로,
청천면 소재지로부터 송면리 방향 9km 지점에서 3km에 걸쳐 화양천을 거슬러 올라가며 좌우에 산재해 있는 명승지이다.
넓게 펼쳐진 반석 위로 맑은 물이 흐르고, 주변의 울창한 숲이 장관을 이룬다.
조선 중기에 우암 송시열 선생이 산수를 사랑하여 이곳에 은거한 곳으로
중국의 무이구곡을 본받아 화양동에 9곡 경천벽, 운영담, 읍궁암, 금사담, 첨성대, 능운대, 와룡암, 학소대, 파천으로 이름지었다 한다.
그와 관련된 유적이 많으며, 산자수려한 구곡이 훼손되지 않은 채 잘 보존되어 있다.
화양동 계곡은 괴산 선유동 계곡과 7㎞거리에 있으며 푸른 산과 맑은 물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관광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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