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기운 가득한 계룡산
2020. 2. 2(일) 늘푸른산악회 정산, 니콘 D5600+토키나 11-20mm
계룡산은 차령산맥에 솟은 높이 약 846m의 연봉으로 공주시, 논산시, 대전광역시에 걸쳐있는 산이다.
주봉인 천황봉(天皇峰:845m)에서 연천봉(連天峰:739m) · 삼불봉(三佛峰:775m) 등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마치 닭의 볏을 쓴 용과 같다 해서 계룡산이라 부르게 되었다.
계룡산은 예로부터 한국 4대 명산 중 하나로 일컬어 왔으므로 주변에 백제 유적과 고찰 · 명승이 많아 관광지로서도 유명하다.
또한 풍수지리적인 면에서도 좋은 위치로 꼽혀 일찍이 조선 왕조가 도읍터를 고려했던 장소기도 하고,
신령한 기운이 넘쳐나 수많은 신흥 종교들이 생겨난 곳이기도 했다.
계룡산은 조용한 산줄기 곳곳에 암봉, 기암절벽, 울창한 수림과 층암절벽 등 경관이 수려하고
아름다운 자태와 더불어 고찰과 충절을 기리는 사당을 지닌 것으로도 이름 높다.
동쪽의 동학사, 서북쪽의 갑사, 서남쪽의 신원사, 동남쪽의 용화사 등 4대 고찰과
아울러 고려말 삼은을 모신 삼은각, 매월당 김시습이 사육신의 초혼제를 지낸 숙모전, 신라 충신 박제상의 제사를 지내는 동학사 등이 그것이다.
계룡산은 흔히 봄 동학사, 가을 갑사로 불릴 만큼 이 두 절을 잇는 계곡과 능선 등 산세의 아름다움은 널리 알려져 있다.
1968년 12월 31일자로 지리산에 이어 경주 · 한려해상과 함께 두 번째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동학사 주차장-천정골안내소-큰배재-남매탑-삼불봉-자연성능-관음봉-은선폭포-동학사-주차장
약 10km에 5시간이 소요된다.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인지 고속도로도 한가하더니 동학사 입구도 한적하다.
다른 산악회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다.
상가를 따라 올라오다 상가 끝에서 우측으로 올라간다.
동학사 쪽으로 올라가면 입장료도 있고 관음봉까지 오르는 코스가 힘들기에
산악회에서는 대부분이 천정골로 올라가서 동학사 쪽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택한다.
[9시 43분] 주차장에서 12~3분, 천정골안내소를 지나간다.
돌이 많은 산행로지만 크게 힘들지는 않다.
춘삼월 같은 포근한 날씨에 산행하기 딱 좋다.
나뭇가지에서는 금방이라도 새싹이 돋을듯 하고
바위틈에서 개구리가 불쑥 튀어 나올듯한 날씨다.
큰배재 오르는 계단
[10시 39분] 큰배재 도착, 주차장에서 약 1시간 5분 걸렸다.
남매탑으로 이어간다.
남매탑 직전.
후미팀은 남매탑을 구경한 후 다시 여기로 내려와서 동학사로 내려가면 된다.
주차장-천정골-큰배재-남매탑-동학사-주차장 코스는 약 3시간이면 될것 같다.
[10시 54분] 남매탑 도착
동학사에서 갑사로 넘어가는 중간지점에 탑2기가 다정하게 서있다.
삼불봉의 기슭에 있는 이 탑은 둘이 한 쌍을 이루는데, 큰 탑은 화강석조의 7층탑으로 상륜부는 결실되었고,
작은 탑은 원래 5층탑이었으나 4층까지만 남아 있다.
충남 지방문화재 제1호인 남매탑은 청량사가 있던 자리라 하여 청량사지쌍탑이라 고도 불리우며 불사다운 전설이 얽혀 있다.
신라 성덕왕 때 상원조사가 이곳에 암자를 짓고 불공을 드리고 있는데 호랑이가 찾아와 입을 벌리고 우는 소리를 내었다.
스님은 호랑이의 목에 걸려 있는 큰 뼈다귀를 빼주었는데, 호랑이는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사라져버렸다.
얼마 후 호랑이가 스님을 태우고 어디론가 달려갔는데 거기에 실신한 처녀가 있었다.
스님은 그 처녀를 암자로 데리고 와서 간호를 하였다.
얼마 후 정신이 든 처녀는 자신이 상주에 사는 임진사의 딸인데 혼인날에 호랑이가 나타나 그만 기절을 하였는데 이 곳까지 왔다고 하였다.
스님이 호랑이와 있었던 일을 이야기해주자 처녀는 부처님이 맺어준 인연이라고 하며 부부의 연을 맺기를 청하며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상원조사는 흔들리지 않고 함께 수도에 정진하자고 하며 거절하였다.
그 후 스님과 처녀는 의남매를 맺고 불도를 닦으며 일생을 보냈는데
후에 상원조사의 제자 회의화상이 두 개의 불탑을 세워 그 뜻을 기렸고, 사람들이 그 탑을 오뉘탑이라고 불렀다는 전설이 전해져 온다.
삼불봉 고개로 올라간다.
[11시 09분] 삼불봉 고개
갑사 쪽으로 내려가는 삼거리 고개다.
우측에 데크가 만들어져 있어 잠시 쉬었다 간다.
삼불봉 올라간다.
경사가 가파르다.
[11시 27분] 남매탑에서 약 30분, 삼불봉에 도착.
세개의 봉우가 마치 부처의 모습과 같다하여 삼불봉으로 불린다는데...
가야할 자연성능과 계룡산의 정상인 천황봉의 조망이 환상적이다.
하얗게 눈이라도 덮혀 있었다면 ...
아쉽기는 하지만 눈이 없어도 한폭의 산수화처럼 아름답기만 하다.
계룡8경 중 제2경인 삼불봉의 설화는 겨울 계룡산 최고의 풍광으로 꼽히지만 눈이 없어도 장관이다.
봐도봐도 멋지다.
계룡산 겨울산행의 백미는 관음봉에서 삼불봉에 이르는 1.8㎞의 자연성릉 구간이다.
자연스런 성곽의 능선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한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협소한 길목이 자주 나타나 변화무쌍한 코스다.
예전에는 없었던 것 같은데
성릉 바깥쪽으로는 철제 안전팬스가 설치되어 있다.
그러고보니 계룡산은 몇번 온 것 같은데 자연성릉은 참 오랫만에 온것 같다.
잠시 삼불봉도 뒤돌아보고...
쭉쭉내려 뻗은 산줄기가 장관이다.
가던 걸음 멈추고 계룡산의 풍광에 잠시 빠져 본다.
관음봉 오르는 계단 오르막, 에고 힘들어...
지나온 자연성릉
[12시 26분] 관음봉 도착. 삼불봉에서 약 1시간 걸렸다.
관음봉도 많이 변했네요.
데크로도 놓여져 있고, 주변이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어 보기 좋으네요.
군데군데 국공 직원들이 술 마시는 분은 없나 지켜 보고 있다.
우리모두 안전산행을 위해 산행 중 술은 삼가하는게 좋겠습니다.
관음봉에서 본 자연성릉과 삼불봉.
계룡산 8경 중 제4경으로 꼽히는 관음봉의 한운(閑雲).
관음정에 누워 한가로이 떠다니는 흰 구름을 바라보면 세상사가 한낱 물거품과 같다 한다.
여기서 쌀개봉으로 이어진 철쭉 길은 관음봉의 자랑이다.
계룡산의 정상은 천황봉이지만 통제하고 있어서
관음봉이 정상 역할을 하고 있다.
천황봉과 쌀개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12시 26분] 관음봉에서 간식도 먹고, 커피도 마시면서 10여분 있다가 하산한다.
눈이라도 왔으면 연천봉을 갔다 왔을텐데...그냥 동학사로 내려간다.
연천봉 고개에서 내려오면 계단과 함께 멋진 조망데크가 있다.
여기서 암릉들을 감상하며 20여분 기다리다 후미팀과 함께 빠르게 내려간다.
가파른 계단이 계속된다.
동학사 쪽에서 올라 오려면 꽤나 힘들 듯 하다.
계룡산 산행을 계획하신다면 동학사 쪽으로 하산 코스를 잡으시길 추천합니다.
너들길 하산길은 은선폭포 전망대 까지 약 50여분 계속된다.
그러니 이쪽으로 올라 오려면 힘들겠죠?
[13시 49분] 은선폭포 전망대
계룡산 8경 중 제7경은 은선폭포의 운무(雲霧)로
동학사 계곡을 거슬러 오르다가 약 20m 높이에서 내리 쏟아지는 물줄기는 동학계곡의 유일한 폭포이기도 하다.
폭포 앞의 기암절벽은 자연경관의 극치이고, 그 너머로 멀리 보이는 쓸개봉의 위용이 경이롭기까지 하다.
옛날에 신선이 숨어 살았대서 이 이름이 생겼다 한다.
예전에 왔을때도 물줄기가 말라서 별 볼품이 없었는데 여전하네.
산행객들도 대부분 그냥 지나친다.
여름 장마철에는 볼만하려나...
동학사 가까워진다.
[14시 14분] 동학사 도착, 대웅전을 간단히 둘러보고...
동학사는 비구니 사찰로 운문사 강원과 함께 대표적인 비구니 강원으로 손꼽힌다.
724년(신라 성덕왕 23년)에 지어진 동학사는 절 동쪽에 학 모양의 바위가 있어 동학사(東鶴寺)라 지었다는 설과,
고려의 충신이자 동방이학(東方理學)을 정립한 정몽주를 이 절에 모셔 동학사(東學寺)라 했다는 설이 함께 전해진다.
조선 세조 3년부터는 단종을 비롯해 안평대군과 금성대군, 김종서, 사육신 등을 모셔 제를 지낸 절로도 알려져 있다.
다만 이런 의미 있는 고찰이 한국전쟁 때 모두 불타 없어졌다가 1960년대 이후 중건되었다.
[14시 38분] 동학사 매표소를 바져 나온다.
여기까지 후미팀 기다리는 시간 20여분 포함 약 5시간이 걸렸다.
주차장까지는 약 10분 더 내려가야 한다.
춘동학 추갑사로 불리우는 계룡산은 사시사철 아름다운 산이지만
봄에는 동학사 진입로변의 벚꽃터널, 여름에는 동학사 계곡의 신록,
가을에는 갑사와 용문폭포 주위의 단풍, 겨울에는 삼불봉과 자연성능의 설경이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
비록 눈이 없어 아쉬움이 남지만 암봉과 암릉이 어우려진 계룡산은 어제와도 후회는 없을것 같다.
'산행기·충청' 카테고리의 다른 글
[둔주봉] 한반도 지형(20220918) (1) | 2022.09.23 |
---|---|
[칠보산] 최고의 여름철 산행지 (20220821) (1) | 2022.08.23 |
[작은동산] 멋진 조망과 누운 남근석 (0) | 2019.09.06 |
[아가봉-옥녀봉] 속리산에 숨겨진 보석 (0) | 2019.07.09 |
[봉수산] 시산제 산행 (0) | 2019.03.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