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효대사와 요석공주의 애뜻한 흔적이 곳곳에...

2017. 10. 28(토) 니콘 d750+니콘 24-120N F4




참 오랫만에 소요산 산행에 나섰다.

가을철 단풍산행지로 유명하지만 소요산까지 오고가는 시간이 너무 걸린다는 이유로

쉽게 나서지 못했는데 단풍철을 맞아 일찍 혼자 갔다 오기로 하였다.

부천에서 소요산행 첫 전철(5시 46분)을 타고 자리에 앉으니 피곤함이 밀려온다.

전철에는 새벽 이른 시간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어 조금 놀랍기도 하였다.



[8시 10분]  부천서 약 2시간을 달려와 종점인 소요산역에 내려서

횡단보도를 건너 먹거리 식당들이 즐비한 거리를 지나 소요산 입구에 도착한다.



소요산은 단풍축제에 앞서 10월 19일부터 29일까지 국화축제가 열리고 있다.

예쁜 국화들이 다양한 모양으로 눈길을 끌지만 오후 4시까지 충무로에 갈 일이 있어서

아쉽지만 국화는 잠깐 스쳐지나고 빠르게 발걸음을 재촉한다.



차도 옆으로 난 "건강오행로"를 들어가 봅니다.



간간히 단풍이 든 나무들도 보이지만 활짝 핀 단풍은 다음주는 되어야 할 것 같다.






소요산에는 원효대사와 요석공주의 애뜻한 설화가 곳곳에 남아있다.

신라 29대 무열왕녀 요석공주가 원효대사를 사모하여

공주궁을 짓고 설총을 길렀다는 흔적이 남아 있고

정상인 의상대 옆에는 원효대사가 요석공주를 두고 이름을 지었다는 "공주봉"이 있다.

 


원효대사는 요석공주와 인연을 맺어 설총을 낳게 되었으며

원효는 30대에 소요산에 머물며 원효대에서 수행에 전념하였고

이때 요석공주도 설총을 데리고 소요산에 들어가 별궁을 짓고 살았다고 한다.



매표소에 이르는 도로변에는 단풍이 많이 들었다.

다음주면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단풍을 볼수 있을것 같다.



[8시 27분]  소요산 입구에 약 17분 들어와 매표소에 도착한다.

입장료 1,000원을 받고 있네요.




메말라버린 계곡 옆으로도 단풍이 제법 들었다.




매표소에서 10여분 올라오면 자재암 "일주문"을 통과하게 됩니다.



일주문을 지나면 단풍색은 한층 고운 빛을 띠고 있습니다.



원효굴과 원효폭포를 잠깐 둘러본다.





폭포라고 불리기도 민망할 정도로 수량이 적다.




원효굴을 둘러보고 계단을 올라가

좌측으로 시작하여 우측으로 하산할 계획이다.

촤측이 계단이 많아 힘이 있을 초반에 치고 올라가는 것이 산행에는 좋을듯 하다.



산행은 원효굴 앞에서 자재암-하백운대-중백운대-칼바위-나한대-의상대-공주봉-원효굴 앞으로

좌측에서 우측으로 한바퀴 도는 산행으로 산행만 약 4시간이 소요된다. 

물론 원효굴에서 소요산 입구까지는 20여분 더 걸린다.



원효굴 위에서 본 단풍.

단풍은 원효굴과 그 주변으로는 절정의 색을 뽐내고 있다.



108계단



계단을 올라오면 해탈문을 만나고...

세속의 백팔번뇌를 벗어나 해탈의 경지에 오르기를 바라며 힘차게 종을 쳐 본다.



원효대사가 여기 앉아서 고행수도를 했다는 "의상대"

원효대사는 이곳에서 좌정하고 고행수도를 하였으나 도를 얻지 못해

투신하려는 순간 도를 이를수 있었다는 설이 전해져 온다.




원효대를 내려와 자재암으로 올라갑니다.




원효굴에서 15분쯤 오면 산자락에 포근히 안겨있는 자재암을 만납니다.








나한전 내부



나한전 옆에 있는 원효샘에서 목을 추기고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이 힘드신 분은 여기까지만 구경하고 내려가시면 되겠습니다.

소요산 입구에서 자재암까지는 약 4~50분 걸리므로

왕복 2시간이면 단풍구경 하시면서 즐건 추억 남기실 수 있겠습니다.



산행은 급경사를 오르는 것으로 시작한다.

소요산 산행은 처음부터 끝까지 계단의 연속이다.

구라를 보태지 않더라도 산행의 반은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이다.




이런 계단은 애교로 봐주고...



그냥 내려가자는 아주머니와 조금만 더 올라가자는 아저씨의 실랑이는 오랫동안 계속되고...



이제 계단은 끝났나 싶으면...



보란듯이 계단이 나타난다.

10여년전인가 왔을땐 계단이 별로 없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왠놈의 계단이 이리도 많은지...


계단을 오르다 뒤돌아보니 까마득하다.





반대편 양지 쪽에 단풍잎이 햇살에 반짝인다.

계단 오르느라 고생했다고 고운 단풍으로 보상이라도 해 주는듯 싶드니...



계단은 여김없이 이어진다.

이런 계단은 하백운대까지 계속된다.






여기를 돌아가면 "하백운대"이다.



[9시 34분]  자재암에서 약 35분 쯤 걸린것 같은데

족히 1시간은 넘게 올라온 것 같다.

속타는 가슴 시원한 아이스케키(1,500원) 하나로 달래 본다.



소요산 백운대 능선의 맨 아래 봉우리로 중백운대, 상백운대를 지나 정상인 의상대와 공주봉으로 이어진다.



당분간 계단을 벗어난다고 생각하니 발걸음도 한층 가볍다.






[9시 49분]  "중백운대"에서의 조망이 그림같다.

고려말 고승인 "보우선사"는 이곳에서의 절경을 다음과 같이 노래하였단다.


소요산 위의 흰구름은 떠오른 달과 함께 노니다.

맑은 바람 불어오니 상쾌하여라

기묘한 경치 더욱 좋구나



포토죤인지 사람들이 앉은 자리가 반들반들 하네요.







흉물이 되어버린 벙커가 있네요.



[10시 11분]  상백운대 도착.

산세의 웅장함과 화려함의 극치를 이루는 단풍과 흰구름이 어우려져

작은 금강산으로 불리울 정도로 경관이 뛰어나다.





칼바위능선이 시작됩니다.

예전에 없던 안전로프도 설치되어 있고 우회로도 마련되어 있네요.




좌측은 낭떨어지로 조심해야 합니다.





칼바위삼거리로 여기서 선녀탕으로 하산할 수 있습니다.


 



칼바위삼거리를 지나 나한대로 오르기 위해 다시 계단이 시작됩니다.




[11시]  상백운대에서 약 50분 "나한대"에 도착합니다.

소요산에서 두번째 높은 봉우리로 오른편에 의상대와 공주봉이 있고

왼편에는 칼바위와 상백운대가 위치해 있다.

"나한"이란 의미는 불교를 수행하여 해탈의 경지에 이른 수행자를 이르는 명칭이다.

나한봉을 오르면서 일상의 번뇌를 다 잊어버리라는 뜻일까?


의상대가 지척에 있다.



내려갔다가 다시 치고 올라가야 한다.




[11시 13분] 소요산 정상인 의상대에 도착한다.

소요산의 주봉인 해발 587M의 의상대는 조선 태조가 소요산에 머물며 자재암을 크게 일으킨후

자재암을 둘러싼 소요산의 여러 봉우리들이 불교와 관련된 이름을 불렀는데

자재암을 창건한 원효의 수행 동반자인 의상을 기려 소요산의 최고봉을 "의상대"라 불렀다고 한다.


정상 조망도 좋다.

감악산을 비롯한 소요산 지맥인 국사봉과 왕방산, 해룡산, 칠봉산이

마치 용의 등처럼 휘감아져 보인다.



조망도 즐기면서 좀 쉬었다 가고 싶지만 4시까지 충무로에 갈려면 서둘려야 한다.



원효가 사랑했다는 요석공주는 얼마나 아름다울까? 

공주를 만나러 공주봉으로 어서 가보자.




의상대에서 내려오니 많은 산행객들이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공주 만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계단을 오르다 우측으로 펼쳐진 소요산맥이 멋집니다.



[11시 46분]  공주는 사라지고 공사판 그물막이 크다랗게 쳐저 있네요.

전망대를 만들려고 하나? 아님 정자를 만들려고 하나?






공주봉에서 구절터로 내려가는 산행로에는 거적이 깔려 있지만

경사도 심하고 거적도 그간 사람들이 많이 밟다보니 맨땅이나 다름없어

상당히 조심스럽게 내려가야 한다.



마당바위에서 본 지나온 능선이 너무 멋져요~




계단과 너덜 내림막이 계속이어진다.




아래로 내려 갈수록 단풍이 곱게 물들었다.







구절터

요석공주가 별궁을 짓고 원효대사가 공부하는 원효대를 향해 삼베를 드렸다는 별궁터가 아닌가 한다.





계곡엔 물 대신 단풍 구경 나온 사람들로 북적거립니다.



[12시 39분]  공주봉에서 하산한지 약 50여분, 108계단 앞으로 내려와 산행을 끝냅니다.

오전에 108계단을 오르면서 산행을 시작한지 약 4시간 20여분 걸렷습니다.

여기서 소요산 입구까지는 20여분 더 내려 가야 합니다.



소요산 단풍은 원효굴과 구절터 주변으로는 절정의 모습을 보이고 있고,

산행중에는 활엽수의 노란 단풍만 보였을뿐 기대했던 울긋불긋한 단풍은 볼수 없었다.


일주문을 지나서 소요산역으로 빠르게 내려갑니다.




매월당 김시습과 화담 서경덕, 봉래 양사언이 소요하였다 하여 "소요산"으로 불리는 소요산은

예로부터 경기의 소금강이란 불릴 만큼 아름다운 명산이다.

산은 크지 않지만 하백운대, 중백운대, 상백운대, 나한대, 의상대, 공주봉 등

여섯개의 봉우리가 타원형으로 솟아 있고 날카로운 기암들이 소나무와 절묘하게 어우려져 만물상을 연상케한다.

봄에는 진달래, 가을에는 단풍이 특히 아름다운 소요산은

 지하철로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여행과 산행코스로 각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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