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10년 8월 15일, 날씨 비 오다가 갬 장소 : 경북 문경시 산북면 산행코스 : 김룡사 주차장-화장암-토굴-헬기장-운달산-장군목-운달계곡-대성암-김룡사 주차장 산행시간 : 약 5시간(점심시간 40분 포함)
좋은 산 많기로 유명한 문경에서 대미산, 주흘산에 이어 세번째로 높은 대미산은 신라의 고찰 김룡사를 비롯하여 여러 사찰과 절 입구의 직경이 1m가 넘는 잣나무숲과 풍부한 수량의 운달계곡 등으로 많은 산악인들이 여름철에 특히 많이 찾는 유명한 산이다. 새벽에 많은 비가 내려 산행을 걱정했는데 다행히 아침이 되자 비는 그쳐 생각보다 많은 회원들이 함께했다. 잔뜩 흐린 날씨는 경기도를 벗어나자 빗방울이 굵어지기 시작하더니 김룡사 주차장에 다달어자 비는 천둥 번개와 함께 더욱더 세차게 쏟아진다. 산행을 하느냐? 마느냐? 로 대장들과 의견을 나눈 후 산행 희망자에 한해 산행을 하기로 결정하였다.
뜨거운 동지애가 느껴지는 정상 기념샷 입니다.
10시 34분... 산행시작 30여분에 도착한 화장암 입구. 문은 굳게 닫혀있고 절은 오랫동안 사람들의 왕래가 없은듯 폐가처럼 초라하기만 하였다. 우리는 혹시 뒤에 오는 회원들이 있을까 싶어 비도 피할겸 기다리면서 우중산행 기념으로 한방...
간간히 들러오는 천둥소리와 번개에 계속 산행을 하느냐 마느냐로 망설이다 이왕 시작한것 끝까지 가자고 우겨 산행은 계속되었다. 간간히 밧줄을 타는 재미도 있어 산행이 지루하지만은 않다.
밧줄을 잡고 오르면 바로 만나는 토굴.
토굴을 지나 능선에 오르니 이제 비는 그치고 짙은 운무가 짙게 깔려 신비로움마져 느끼게 한다.
헬기장을 지난 능선길은 10m 앞을 볼수 없는 환상적인 분위기, 그동안 오르막을 오르면서 힘들었던 순간들도 운무속에 묻혀 사라진다.
12시 20분... 산행 2시간 20분만에 정상에 올랐다. 옷은 땀과 비로 흠빡 젖어 작은 바람에도 시원함보다는 추위가 느껴지지만 정상에 올랐다는, 아니 오늘만큼은 우리들외 아무도 오지않은 정상을 정복했다는 그 성취감과 행복감에 서로가 격려하고 박수치며 즐거워하였다. 이 순간 만큼은 내가 최고다 최고야~~
족발까지 잘 차려진 밥상은 진시황의 수랏상이 부럽지 않다.
천둥소리에 놀라고, 번개에 가슴조이며, 쏟아지는 빗줄기를 맞으면서 처음부터 계속된 오르막에 그만 하산할까도 여러번 갈등했지만 그 모든 어러움을 이겨내고 정상에서 들이키는 정상주 한잔~~ 정말 죽입니다.
오후 1시 4분... 약 40여분의 달콤한 식사를 끝내고 장군목쪽으로 하산한다.
하산길도 운무속을 걷는다. 날씨가 맑았다면 조망이 더없이 좋앗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운무속 산행도 싫지는 않다. 아니 땀이 나지 않으니 산행하기에 좋은 면도 있는것 같다.
오후 1시 42분... 정상에서 40여분 후 장군목 도착에 도착하여 오른쪽 운달계곡으로 하산한다.
낙엽과 흙이 비와 잘 섞혀 푹신푹신한 융탄자를 밟는것 같은 산행로는 조금 미끄럽기도 하지만 산행하기엔 큰 어러움이 없다.
20여분 내려서면 운달계곡의 상류와 만나게 되고, 운달계곡의 시원한 물줄기는 천둥으로 변한듯 울부 짖고, 차가운 날씨로 물속에 바로 뛰어들 수 없어, 우리를 미치게 만든다.
새벽에 내린 비로 수량이 많이 불어나 계곡을 몇번을 더 건너야 했다.
계곡 아래쪽으로 내려 갈 수로 물 흐름은 더욱더 빨라져 여성들이 혼자 건너기엔 위험이 따른다.
오후 2시 40분... 오전 올라왔던 산행들머리 삼거리와 만난다.
대성암 뒷쪽 숲을 따라 발걸음을 재촉한다. 비 온뒤의 상큼함과 싱그러운 풀내음이 몸속으로 스며든다.
오후 3시 3분... 크다란 전나무와 느티나무가 하늘을 덮고 있는 김룡사 입구
오후 3시 10분(총 산행시간 약 5시간 소요)... 시원하게 족탕을 한후 주차장으로 향하는 회원들, 발걸음이 한층 가벼워 보입니다. 그런데 동규 형님, 40리터 베냥 새로 사셨다고 하셨는데 너무 크지 않나요. 등이 하나도 안보여요.ㅎㅎㅎ 아무튼 먹을거나 잔뜩 넣어 오세요~
많은 어려움에도 함께 산행해 주신 회원님께 감사드리며, 사랑합니다. 2010. 08. 15. 황윤성
언제 : 2009년 6월 6일~7일(무박) 위치 : 경남 밀양, 양산, 경북 청도, 울산시 울주군 산행코스 : 운문령-상운산-쌀바위-가지산-운문산-상운암-석골사 산행시간 : 총 9시간 30분 (점심시간 40분, 운문산 정상 20분, 족탕 20분 기타 포함)
지난 며칠동안 이름만 들어도 설레이던 영남알프스 무박산행이 다가왔다. 2년전 영남알프스 중 간월산, 신불산, 영취산 무박산행을 하였지만 반쪽만 한것 같아 늘 마음 깊이 아쉬움으로 남아있었는데... 이번에 영남알프스 중에서도 최고 높이라는 가지산을 비롯하여 상운산과 운무산을 산행함으로써 영남알프스를 완주하게 되어 벌써부터 흥분이 된다.
* 산행 진행도. 우측 운문령에서 좌측 운문산으로 산행함.
산의 높이는 얼마인지? 산의 특색은 무엇인지? 산행시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산행중 빠뜨리지 말고 둘러봐야 할 곳은 무엇인지? 틈틈히 내 나름대로 알아보고 오늘이 오기를 기다려 왔다.
2009년 6월 6일 연휴로 이어지는 주말 밤, 조금은 덜떠 있을것도 같은 부천 거리도 현충일 밤이여서 인지 차분히 어둠을 맞이한다. 랜튼과 도시락 그리고 갈아입을 옷가지 몇개를 준비하여 대문을 나선다. 하루를 마무리하고 집으로 향하는 사람들과 반대로 오늘밤을 함께 할 사람들이 기다리는 소사역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누가 올까? 몇명이나 올까? 일출은 볼 수 있겠지? 하늘도 한번 쳐다보면서 소사역에 도착한다. “안녕하십니까?” “형님, 오랫만입니다.” “아니구야~누나도 왔네~~” 모두들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자리를 잡지만 참석인원이 많지 않아 조금은 아쉽다. 이제 나이도 있고, 무릎도 안 좋은신 분들이 많아 무박산행은 참석인원이 점점 줄어드는가 보다. 아~옛날이여~~~
6월 6일 오후 10시 정각 “혹시 오실 분 계세요? 없으시죠? 그럼 출발합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정시와 함께 버스는 어둠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회장님의 인사말씀에 이어 총무님의 매끄러운 진행으로 차안의 분위기도 들떠고 맛있게 튀겨 온 후라이드치킨 안주 삼아 소주 한잔씩 주고 받으며 정겨운 시간 보내며 달려오기를 2시간, 첫번째 휴게소에 잠시 들러고, 자정쯤 소등과 함께 모두들 잠을 청한다. ......
2010년 월드컵최종예선 UAE전 축구경기가 2:0으로 기분좋게 마무리 되면서 버스도
서 울산 톨게이트를 벗어나 목적지인 운문령에 가까워진다.
산행들머리인 운문령. 자욱한 안개로 시계가 30m도 안된다.
경상북도와 울산시 울주군의 경계이다.[사진/을지문님]
6월 7일 새벽 3시 40분 밤새 달려온 버스는 경상북도와 울산시의 경계인 운문령에 도착한다. 가지산 산행의 들머리는 석남터널에서 오르는 것과 운문령에서 오르는 것 두 곳 인데 거리는 석남고개쪽이 짧지만 오르막이라 힘이 들고, 운문령은 시간은 더 걸리지만 운문령이 가지산 8부 능선까지
올라오기 때문에 시간상 3~40여분 더 걸리지만 쉽게 정상에 오를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이쪽을 이용한다.
운문령 주변은 온통 안개로 가득하고 안개 때문이지 기온이 싸늘하다. 랜튼과 자켓을 준비하고 간단한 기념사진 한장 찐~하게 박아두고 대장님의 지시하에 산행을 시작한다. 부족한 잠에 피곤도 할텐데 발걸음도 가볍게 오르기 시작한다. 단 한분, 우리 고문님만 빼고... “고문니임~, 역으로 타시기로 했잖아요?” 하고 말을 부치자 “아~너무 많이 마셨어. 이영오 자슥이 불러내는 바람에...미안해요~~” 하면서 한발 한발 힘들게 내딛는다. 불안한 마음에 “괜찮겠어요?” 하자 “그래 괜찮아~ 하여튼 너들이 고생이 많다. 미안해~~~” 10여분 오르자 갈림길이 나온다. 큰 도로를 따라 가다 다시 우측 등산로로 올라선다. 여기서 상운산을 들러지 않고 큰 도로를 따라 가면 쌀바위, 전망대까지 쉽게 오를 수 있으며, 시간도 30여분 단축된다. 쌀바위, 전망대까지는 차도 오를 수 있을 만큼 길이 좋다.
별도 달도 없는 안개속을 걷는 산행길을 그나마 안개비로 세수한 초록잎이 맑은 얼굴로 랜튼 불빛에 부끄러운듯이 고개 숙이며
우리들은 반겨준다. 상운산 정상(1,114m)까지는 별 힘든 코스없이 산행시작 약 1시간 10여분만에 정상에 올랐다. 주위도 서서히 어둠이 걷히고 있지만 아직도 안개는 자욱하다. 이러다 일출을 못보게 되는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랜튼도 가방속에 집어 넣고, 정상주도 한잔하며 새벽산행의 즐거움을 만끽하면서 사진도 찍고, 휴식을 취한다.
1시간 10분만에 오른 상운산 정상[사진/을지문님]
가지산으로 가는 길은 오솔길 같은 숲속 산행길이다. 20여분 지나자 회장님이 뭔가 이상하단다. 선두가 길을 잘 못 든것 같단다. 무전기로 선두를 부른다. “선두 선두 나오세요~~” 회장님의 목소리가 다급해진다. “여기는 선두입니다. 말씀하세요” “길을 잘못 든것 같습니다. 쌀바위로 가야하는데 이쪽은 하산길입니다.” “쌀바위는 가지말자고 해서 직진했는데요” “가지산을 갈려면 쌀바위를 꼭 지나야 합니다. 그러니 다시 빠꾸하시길 바랍니다.” 후미에 있던 우리는 신났다. “별일이야~우리가 선두네~흐흐흐” “그러게... 빨리 간다고 자랑할게 아니라니까?” 10여분 빠꾸하여 삼거리 이정표까지 되돌아 왔다. 이정표엔 [쌀바위,정상] 이라고 되어 있는데 선두가 [쌀바위정상]으로 잘못 본것 같다. 그래서 쌀바위는 안갈꺼니까 바로 직진 했나 보다.
선두가 길을 잘못 잡은 문제의 이정표.
좌측 쌀바위, 정상으로 가야하는데 운문사 쪽으로 갔으니...
쌀바위 위쪽의 웅장한 암벽 모습.
위에 추모비가 세워져 있음.
쌀바위 전망대, 안개속에 쌀바위가 뿌엿게 보인다.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10여분 내려서자 안갯속에 크다른 쌀바위가 우뚝솟아 있고 그앞에 전망대가 안개비에 젖은채 우리를 맞는다. 참고로 산행 들머리에서 큰 도로를 따라 오면 여기까지 바로 올 수 있다. 아직도 산 전체를 덮고 있는 안개로 인해 전망대는 작은 쉼터 일 뿐이다. 전망대앞에 세워놓은 사진들로 전망대에서의 아름다운 조망을 상상해 본다. 전망대옆에 있는 쌀바위...인간의 욕심 때문에 지금은 쌀 대신 물이 나온다는 쌀바위, 그 전설을 뒤로 한채 쌀바위 위로 오른다. 여전히 짙은 안개로 조망은 좋지 않다. 한쪽에 산악인 추모비가 을씨년스럽게 세워져 있다. 계속되는 나무계단을 따라 안개가 자욱한 능선길에 올라 산행을 시작한지 3시간 만에 가지산 정상에 도착한다.
전망대를 뒤로하고 쌀바위 위쪽으로 오르는 계단
오전 07시 온 몸이 안개와 땀에 범범이 되고, 일출을 볼 수 없는 조금은 아쉬운 산행이지만 1,240m 가지산 정상에 오르자 감회가 남다르다. 누가 말했던가? 자연은 우리에게 그 아름다움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고... 오늘 못 보면 다음에 또 오면 될텐데... 한번에 모든것을 가지려했던 인간의 조급함을 자연은 깨우쳐 주는것 같다.
1979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가지산 정상.
짙은 안개로 몇십m 앞을 구분하기도 힘들다.
정상아래 대피소 주변에서 아침식사를 한 후 잠시 휴식을 취한다. 가지산하면 빼놓을 수 없는게 하나 있다. TV에도 나왔던 “지산”이라는 누렁이다. 아주 복스럽게 생겼는데 가지산 정상에 있다고해서 “지산”으로 불리는데 진돗개라고 한다. 이 녀석이 아주 웃겨서 돈 맛을 아는지, 등산객들이 주는것은 아무것도 받지 않지만 돈만 주면 바로 물고 주인에게 달려간다.
그리고 또 등산객에게 간다. 돈 달라고`~ㅋ ㅋ 주인이 와서 “고맙습니다”라고 인사를 시키면 앞발을 앞으로 쭉 뻗어면서 몸을 앞으로 숙이는 인사까지하니... 모두들 웃겨서 죽는다고 난리다. “지산아~니가 고생이 만타~~~” “건강히 잘있거라~”
유난히 돈을 좋아하는 지산이...
오전 07시 40분 “지산”으로 인해 한바탕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운문산으로 향한다. 운문산까지는 아직도 4시간은 더 가야 한다. 철쭉과 억새로 우거진 능선길을 따라 산행을 이어간다. 만약 날씨가 좋았으면 어떠했을까? 조망은 좋았겠지만 6월의 따가운 햇살에 무척 산행이 힘들었으리라 생각하니 안개낀 날씨가 고맙기도 하다. 그때그때 변하는게 어쩔수 없는 인간의 마음이겠지... 30여분 후 전망대바위 삼거리에 도착한다. 그렇지만 여기도 안개로 전망은 하나도 볼 수 없다. 우리 고문님 술이 아직도 안깨었는지 힘이 드시는지 바닥에 그대로 들어 눕는다. “야~좀 쉬었다 가자...” 그래도 여기까지 오신게 대단하십니다. 10여분 쉬었다 또 출발이다.
가지산으로 향하는 주능선
전망대 삼거리, 그러나 전망은 없다. 역시 안개뿐이다.
아랫재 가운산방
오전 09시 30분 산행시작 5시간 40분만에 아랫재에 도착한다. 먼저 온 일행들이 바닥에 주저앉아 아래로 빠질 궁리를 하고 있고, 통나무로 지워진 “가운산방”이 우리를 맞는다. 등산객들이 많이 찾지안 않았는지 안에도 잡초며 허름하기 그지없다. 모두들 힘들어 하신다. 여기서 바로 하산하자고 하신다. 그렇지만 하산하기엔 너무 아쉽다. 언제 또 올지도 모르고, 지금 안가면 운문산은 영영 못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운문산까지 가자고 바람을 잡는다. 결국 몇분은 바로 하산하고 우린 운문산으로 향한다.
안개속에 갇힌 운문산을 향하여 고...[사진/을지문님]
아랫재에서 운문산 오르는 길은 철쭉, 억새, 잡목으로 우거진 가파른 오르막이다. 뜩뚝 떨어지는 땀방울과 씨름하며 오르기를 1시간, 수직에 가까운 절벽을 올라서니 맑은 하늘과 함께 운문산 정상이 눈앞에 들어온다.
오전 10시 40분 산행시작 7시간만에 운문산 정상에 도착하였다. 모두들 힘들어 하면서도 해냈다는 성취감에 환호성을 지른다. 여전히 자연은 우리에게 아름다운 비경을 볼 기회를 주지 않는것 같다. 하지만 밀물처럼 밀려왔다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운무의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여기저기서 사진 찍기에 열심이다.
[사진/을지문님]
운문산 정상에서 운무사쪽으로 이어지는 능선, 운무가 장관입니다.
선두그룹은 1시간전에 벌써 내려간 것 같다. 운문산 조망에 대한 아쉬움을 뒤로한채 석골사쪽 하산길로 접어든다. 하산길은 산죽 너덜길로 다리에 힘이 들어가니 지친 몸을 더욱더 힘들게 한다. 30여분 내려서자 상운암에 도착한다. 작은 암자로 냉장고 물보다 더 차가운 샘물 맛이 일품이다. 20여분 내려오자 계곡에 수많은 돌탑을 쌓아 놓아 눈길을 끈다.
계곡에 이런 돌탑이 수없이 쌓여 있다.
맞은편 병풍바위(?)가 멋진 장면을 연출해 주고, 시원한 족탕으로 피로를 풀고, 하산한지 약 2시간만에 석골사에 도착한다. 석골사는 신라중기때 세워진 사찰로 한국전쟁때 빨치산 소탕작전으로 소실되었다가
1965년에 다시 지어진 아담한 사찰이다. 사찰을 지나자마자 높이가 50여m는 돼 보이는 석골폭포가 가느다란 물줄기를 내뿜는다. 가뭄으로 수량이 줄어 아쉽다.
석골폭포
오후 1시 20분 점심상이 마련돼 있는 “청림산장”에 도착하므로써 총 9시간 30분의 긴 산행이 끝났다.
비록 안개로 알프스의 멋진 조망은 눈으로 볼 수는 없었지만, 마음으로 느끼며 멋진 산행을 하였다.
2010년 1월 10일, 새해들어 첫 원정산행으로 남덕유산을 찾았다. 경남과 전북의 경계에 솟아있는 남덕유산은 덕유산이 부드러운 능선으로 이루워진 여성적인 산이라면 여러개의 암봉들이 우뚝솟은 힘이 넘친 남성적인 산이다. 날씨가 조금 흐린긴 하였지만 몇일째 계속된 추위도 많이 풀려 산행하기엔 안성마춤이다. 영각사안내소-영각재-남덕유산-월성재-황점으로 이어지는 약 11.5km의 산행로를 따라가 본다.
09시 50분, 영각사 입구 도로에 하차 기념 촬영후 30여분 임도를 따라 오르니 영각사 쪽 공원탐방지원센타앞에 도착(10시 25분). 입구부터 많은 산행객들로 붐빈다. 오늘 산행이 만만치 않음을 짐작케 한다. 산죽길을 따라 한줄로 줄지어 오르기 시작한다.
첫번째 만나는 계단길. 새치기도 하면서 빨리 앞사람들을 따라 잡을려고 했지만 수많은 산행객들로 앞으로 나가기가 힘들지만, 주위의 눈꽃 감상으로 위안을 삼는다.
12시 50분, 영각재 도착하니 주변은 온통 눈꽃세상이다. 잠시 간식과 초코렛으로 흐르는 땀을 식히고 주변의 아름다운 경관에 빠져들어 본다.
맞은편 지리산(?) 능선이 손에 잡힐듯이 운무에 잠겨 산행객들의 마음을 사로 잡는다.
남덕유산-삿갓봉-무룡산-향적봉으로 주능선 분지에 피어난 운무. 신비롭기도 하고 아름답기가 한라산 백록담이나 백두산 천지 못지 않다.
남덕유산의 백미인 철계단의 시작. 기다림의 시작입니다.
하얀 솜으로 뒤덮힌 능선이 사람들의 마음까지도 편하게 해주는것 같다.
가야 할 철계단, 걷는 시간보다 서있는 시간이 더 많다. 다행히 바람이 불지 않아 큰 추위는 피할 수 있었지만 발가락이 조금씩 시려져 오는것은 피할 수 없다.
저 뒤에 보이는 봉우리가 남덕유산 정상. 30 여분 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벌써 기다리기를 1시간...
13시 05분 드디어 철계단 위에 올라 뒤를 돌아 본다. 좌측에서 우측으로 이어지는 산행로를 따라 길게 늘어선 산행객들...
철계단을 지나 정상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막힘이 별로 없다.
13시 30분 산행시작 3시간 40분만에 정상 도착. 예상시간보다 1시간 40분이 더 소요됨 정상에서 점심을 한 후 주변의 아름다운 눈꽃들을 카메라에 담고 하산한다.
14시 18분 육십령으로 갈라지는 갈림길. 정상에서 여기까지 내려오는 능선길은 발목까지 빠지는 하얀눈이 수북히 쌓여있어, 때론 넘어지기도 하고, 미끄럼도 타며 동심에 세계로 돌아가 본다.
14시 45분 월성재 도착. 월성통제소(황점) 쪽으로 하산
15시 35분, 영화의 한 장면과도 같은 시원하게 뻗은 나무사이로 하산길이 즐겁기만 하다. 15시 50분, 황점으로 하산. 총 5시간 50분 소요됨(후미 기준)
02 : 45 용추사 주차장 도착 03 : 05 산행 시작 05 : 00 기백산 정상 도착 06 : 50 헬기장(점심식사 20분) 07 : 20 금원산 정상 도착 08 : 05 수망령(임도) 10분 휴식 -용추계곡으로 하산 할 수 있슴 11 : 25 거망산 도착 13 : 45 황석산 도착 16 : 00 유동 도착 16 : 50 서울로 출발 20 : 45 서울 선릉역 도착
6월 21일(토) 밤 11 : 00 서울의 밤하늘은 곧 비라도 올 듯 잔뜩 흐려져 있다. 모임 장소인 잠실 롯데백화점 시계탑 앞에는 벤치의 다정한 연인들과 다른 산악인들의 모습만 몇명 눈에 뛸 뿐 흐린 날씨 때문인지 거리는 평소와는 다르게 한가하다. 하나 둘 도착하는 회원님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25인승 미니버스에 몸을 싣고 산행지로 출발하였다. 회비는 총 지출비용를 회원 수로 나누는 방식으로 하여 1인당 5만원씩 하기로 하고 자유백두회 정회원이 아닌 회원들에겐 특별히(?) 4만원으로 배려해주셨다. 간단히 술 한잔 씩 나누고 소등과 함께 잠을 청했다. .....
얼마나 왔을까? 차내에 불이 켜지고 인삼랜드 휴게소에 도착하였다. 차에서 내리니 밤하늘엔 비구름은 어디로 숨었는지 커다란 보름달과 하얀 뭉게구름, 그리고 간간히 부는 시원한 바람이 날씨가 좋을 것 같은 예감에 모두들 좋아한다. 산행 때 마다 마시는 원두커피지만 오늘 따라 맛이 더 좋다.
6월 22일(일) 새벽 02 : 45 산행기점인 경남 함양군 용추사 입구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주차장엔 다른 산악회 버스도 보이고, 가랑비가 조금씩 내리는 가운데 주위는 짙은 어둠에 잠들어 있다. 많은 비는 올 것 같지는 않지만 우의와 랜턴을 챙긴다. “자~이리로 모이세요. 기념사진 한 장 찍고 갑시다” 이환호 대장님의 큰 소리에 모두들 한자리에 모여 이 순간을 카메라에 담았다. “황대장 이것 봐~ 밤인데도 잘 나와~” 이환호 대장님 신났다. 찰칵~찰칵~찰칵~막 찍어댄다.
산행직전 기념촬영
03 : 05 랜턴 불빛이 한줄로 이어지며 기백산 정상을 향해 도주골 계곡을 오르기 시작한다. 전날에 비가 왔는지 계곡의 물소리는 소란스럽기도 하였지만 그래도 우리에겐 작은 힘이 되는 것 같다. 작은 개울을 건너기를 몇 번 땀이 나는지 우의도 벗고 잠시 숨을 고른다. 쉬지 않고 계속 오르는 것이 이분영씨에겐 힘이 좀 드나 보다. “처음 한 30분 정도는 몸 푼다는 기분으로 천천히 산행하면 좋겠는데... 산행시작 후 30분 까지가 힘들더라고요~” 그렇지만 여기가 어딘가. 대부분의 회원들이 백두대간을 종주하신 분들이 모여 있는 산악회가 아니던가. 우리가 어떻게 할 수가 없는 일, 그냥 따라 갈수밖에 없는 일, 힘을 내자고... 휴식시간도 5분을 넘지 않는다. 그 흔한 과일도 없다. 물 한 모금씩 마시고 다시 산행을 시작한다.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의 산행을 환영하는 것인지? 자꾸 처지는 이분영씨를 응원하는 것인지? 아님 지들의 잠을 방해한다고 뭐라고 하는 것인지? 숲속의 많은 새들이 여기저기서 요란스럽게 떠들어 댄다. 아무래도 뒤처진 이분영씨가 걱정이 되는지 선두로 가신 이재무 전회장님이 되돌아와서 이분영씨 가방을 메고 간다. 나이가 한 살만 덜 먹었어도 내가 메고 갈텐데... 쬐금 미안한 생각이 든다. 그래도 맨 후미에서 고생하시는 이만재 회장님이 계셔서 미안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마음도 놓인다. 이제 날도 밝아 오고, 정상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05 : 00 기백산 정상 도착 소백산맥의 덕유산 줄기에 속해있는 산으로 옛이름은 지우산(智雨山)이며, 봉우리의 바위들이 마치 누럭더미로 쌓은 여러층의 탑처럼 생겼다하여 “누룩덤”이라고도 한다. 1983년 함양군 군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금원산 까지 이어지는 가을철엔 억새가 장관을 이룬다. 정상부근은 바위들과 숲으로 덮혀 있었지만 정상의 공터에 정상표지석이 우뚝 솟아 우리를 맞는다. 새벽 일출을 기대했지만 짙은 안개로 일출을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온 몸은 굵은 땀방울로 흘러 내리고, 후미로 힘들게 정상에 오른 이분영씨 표정도 조금은 밝아 보인다. 기백산 표지석에서 기념사진 한 장씩 찍고 금원산으로 출발한다. 얼마가지 않아 능선바위에 이르자 반대편 거망산을 감싸고 펼쳐지는 운무가 장관을 연출한다. 여기저기서 “와~”하는 감탄사와 함께 가던 걸음을 멈추고 사진 찍기에 정신이 없다. 오늘따라 이만재 회장님도 사진을 많이 찍어신다. “황대장, 나도 찍어봐~사진 꼭 뽑아서 다음 산행때 가져와...사진값 대신 술 살께~” 모두들 기백산 오를 때의 힘든 과정은 사라지고, 운무의 황홀한 연출에 넋이 나간 듯 빠져든다. 하지만 멋진 장면을 즐기기엔 갈 길이 너무 멀다. 서서히 배가 고파 온다. 금원산 정상을 300 여m 앞에 두고 작은 헬기장에 도착하였다. 여기서 식사를 하자는 사람과 정상에서 하자는 사람들 간의 설전(?)속에서 금원산 정상엔 마땅한 자리가 없다는 회장님의 강압에 못 이겨 여기서 식사를 하기로 하였다. 시장이 반찬이라고 하였던가 산행 중 식사도 산행에서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재미인 것 같다. 김석호형의 상추쌈이 특히 맛있었고, 버너로 보글보글 끓인 숭눙맛은 일품이다. 식사도중 숲 너머로 보이는 물결치는 운무의 모습은 마치 유명한 "비너스의 탄생”의 그림 마냥 넓게 타원형을 그리며 상하좌우로 움직이는 운무 모습에 신비롭기까지 하다 지금껏 많은 산행을 하였지만 작년 미인봉의 운무도 좋았지만, 그때의 운무는 정적이였다면 거망산의 운무는 꼭 살아 움직이는 그 모습이 너무나 멋지다. 식사를 끝내고 금원산으로 향한다.
나리 대장님 폰으로 동영상 촬영에 열심입니다. 운무는 안찍고 이분영씨만...
기백산 능선에서 본 거망산쪽 운무
07 : 20 금원산 도착. 옛날 이 산에 살고있는 금(金)빛 원숭이를 원암(猿岩)이라는 바위에 잡아 가두었다는 얘기가 전해 오는데 여기서 금원(金猿)산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여하튼 간단히 기념사진 한장식 찍고 바로 출발하였다. 금원산에서 다음 목적지인 거망산까지는 2시간 반 이상 가야한다. 다행히 거망산까지는 육산이라 위험한 곳은 없다. 완만한 내리막으로 상수리나무를 비롯한 여러 잡목으로 우거진 짙은 녹색의 숲길이다. 비에 젖은 나뭇가지들을 제치고 산행하느라 조금은 힘이 든다. 이만재 회장님이 조금만 더 가면 길이 좋다고 힘을 복돋는다. 임도에 내려서니 힘이 드는지 바닥에 주저 앉는다.
기백산을 지나 수망령으로 내러가는 능선
수망령-여기서 하산하느냐? 고 하는냐? 망설였죠... 회장님 왈~"여기만 올라가면 길 조아여~~"
08 : 05 수망령 도착 여기서 포장된 임도를 따라 곧장 내려가면 용추계곡으로 완주하는것 보다 몇 시간은 단축될 것 같다. 누군가 여기서 하산 하는게 어떠냐고 한다. 황석산까지 완주를 하느냐? 여기서 하산 하느냐? 의견이 나누워진다. 이분영씨도 하산했으면 하는 눈치 같다. 하기사 힘도 들겠지...
‘환호형, 갈꺼야? 안갈꺼야?” “글쎄...” “여기까지 왔는데 갑시다. 언제 또 오겠어요” 이만재 회장님도 거든다. “조금만 올라가면 능선이라 길이 편해여...” “회장님이 능선이라고 하니 갑시다”하고 내가 선두로 치고 나갔다. 수망령에서 계단을 올라서니 가파른 오르막이다. 여전히 비에 젖은 수풀은 산행을 더디게 하고, 이젠 속옷까지 젖어 거시기 까지 차갑게 느껴진다. 선두가 힘이 드는지 오르막을 치고 나가지 못하고 자꾸 멈춘다. 잠깐 내가 선두로 나섰다. 하지만 젖은 수풀로 인해 오래가지 못하고 다시 백두회 회원님이 물털이맨으로 선두로 나섰다. 상·하의 방수복을 입어 아무래도 선두로 가시는게 나을것 같다. 어른 키높이의 수풀을 헤치고 나가는게 힘드는건 둘째치고 여간 귀찮은게 아니다. “회장님, 능선이라면서요” “조금만 더 가면 길 조아여...” 그래서 조금 더 갔다. “저 고개만 오르면 그 다음부턴 길 조아여...” 그래서 고개까지 올랐다. 내려 서는가 싶더니 또 오르막이다. “회장님...” “조금만 더 가면 조아여...” 모두들 웃음이 나온다. 이젠 회장님 말씀은 당나귀 말씀이라요...ㅋㅋㅋㅋ 힘들게 오르기를 1시간, 넓은 공터에 올라 후미그룹을 기다린다. 등산화의 물도 비우고, 비상용으로 아껴둔 떡도 하나씩 나누먹고... 10여분 지나자 후미그룹인 이분영씨가 회장님과 함께 도착하고, 중간에서 월봉산으로 갔던 이재무 회장님과 백두회 총무님이 오신다. 반바지 차림의 이재무 회장님은 바위에 부딪쳤는지? 아님 넘어졌는지? 다리를 끓힌것 같다. 그런데 왜 이재무 회장님은 반바지를 입어실까? 자신감일까? 아님 멋쪄 보일려고?ㅎㅎㅎ 그렇게 하지 않으셔도 회장님 참 멋있는데... 아무튼 많이 아프실것 같다. 이러한 예기치 않은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산행땐 꼭 긴팔과 긴바지를 입는게 좋을것 같다. “월봉산 까지 왕복 1시간 걸린다고? 말도 마라 가도가도 월봉산은 안나오더라~” “월봉산에 가긴 가신겁니까?” “......”
10여분의 휴식을 취하고 저멀리 우뚝솟아 있는 거망산을 향해 출발. 거망산까지 가는 길은 온퉁 싸리나무와 참억새밭으로 가을철에 오면 장관을 이룰것 같다. 거친 오르막을 올라 산 정상에 올랐다. “어떻게 정상 푯말 하나 없어?” “거망산 정상이 아닌가 봐요” “여기보다 더 높은데가 없는데???” “조금 더 가야해여~” 이만재 회장님이 조금 더 가야 한다고 한다. 이쪽으로 가야하나? 저쪽으로 가야하나? 갈림길에 망설이다 거망산을 물으니 오른쪽으로 조금더 가면 거망산 정상이라고 한다. 바위길을 조심조심 내려서 다시 오르기를 10여분 거망산 정상이다.
거망산 정상-등산화와 바지를 보니 고생한 흔적이 그대로...
11 : 25 거망산 정상 도착. 6.25때 빨치산 여장군 “정순덕”이 활약했던 곳으로, 국군 1개 소대가 무기를 다 뺏앗기고 겨우 목숨만 건졌다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빨리 사진이나 한장씩 찍고 가자고~” 예상 대로라면 지금쯤 하산해야 할 시간인데 아직도 황석산까지 1시간 30분, 하산가지는 약 3시간은 더 가야하는데 음식은 떨어지고, 조금씩 지치기 시작하니 마음이 급해진다. 그나마 날씨가 흐린게 우리를 도와주는 것 같다. 만약 햇볕나는 산행이였다면 탈진하고 쓰러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작년 4월말 가야산 무박산행때 땡볕에 탈진할 뻔 했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가는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옷과 신발은 어차피 젖었고, 많은 비가 올것 같지 않아 난 베냥만 커버를 쒸웠다. “어찌된 일인지 이환호 대장님이 우의(판초이)를 입으면 비가 안오고, 벗으면 비가 오네요” 이분영씨 얘기에 생각해 보니 그런것 같다. “글쌔..이상하게 그렇네...” “그러니 행님이 계속 판초이 입고 가세요ㅋㅋㅋ” “허~이거 참...어쩔수 없지ㅎㅎㅎ...” 그래서 이환호 대장님은 덥지만 판초이를 계속 입고 갔고 그 덕분인지 더 이상 비는 오질 않았다. 황석산까지 가는 길은 무척이나 힘들다. 올라 갔다 내려 갔다를 몇번을 반복하더니 사람은 녹초로 만든다. 거망산과 금원산이 육산이라면 황석산은 거대한 암봉으로 이루워진 바위산이지만 안개로 인해 산새의 위용은 볼수가 없다. 정상에 오르는 길은 암벽을 타고 올라가야 한다. 밧줄이 있기는 하지만 비가 와서 미끄럽기 때문에 조금 위험하기도 하다. 먼저 온 자유백두회 회원들께서 정상에 오르지 말고 그냥 하산 하자고 한다. “지끔까지 고생 고생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정상을 안가시면 어떡해요?”
거망산을 지나 황석산으로...
황석산성
수직에 가까운 황석산 정상 오르는 길
13 : 45 거의 직각에 가까운 가파른 오르막을 밧줄에 의지해 정상에 올랐다. 그 다음 김석호, 이환호 대장님, 이만재 회장님 그리고 쓰러질듯 쓰러질듯 하면서도 잘 걷는 이분영씨까지 우리 늘푸른회원 5명만 정상에 올랐다. 비록 백두회 만큼 빨리는 못 가지만 끝까지, 정상까지 완주하는 늘푸른 화이팅~~~ 하지만 너무 허무하다. 정상에 오르면 덕유산의 모습이 선명하게 보이며 전망이 빼어나다고 들었건만, 작은 황석산 표지석만 딸랑 하나 있고, 주변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온통 하얀 안개 뿐이다. 바위 위라 장소도 좁고 위험하기도 하여, 단체 사진은 찍지도 못하고 독사진 한장씩 찍고 내려갔다. 정상 아래엔 그 유명한 황석산성이 잘 보존되어 있다. 1597년 임진왜란때 왜군에 항거하다 성이 무너지자 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당하고, 부녀자들은 절벽아래로 몸을 날려 죽어 간 곳으로 황석산 북쪽바위 벼랑에는 지금도 핏빛으로 물들어 있다고 한다 (직접 보지는 못했슴) 하산길도 쉽지도 않다. 하산길인데도 자꾸 올라간다. 그러다 능선을 타고 내려가다 오른쪽 계곡쪽으로 하산했는데 그 길이 여간 힘들지 않다. 경사가 심하고 땅이 젖어 있어 무척 미끄럽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선두가 코스를 잘 못 들었다고 한다. 1시간 넘게 계곡길을 헤메다 임도에 도착하여 밤나무 숲을 지나 유동마을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16 : 00 먼저 온 회원들이 평상에 앉아 고기를 굽고 있다. 이환호 대장, 김석호 대장과 함께 용추계곡에서 시원하게 알탕을 하고 불고기에 더덕주 한잔 들이키니 그동안의 힘든 여정이 눈 녹듯 사라진다.
16 : 50 서울로 버스가 출발하자 모두들 피곤한지 잠속으로 빠져 든다.
※ 보너스... 고생은 하였지만 잊지못할 산행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 주신 자유백두회 회원님들께 감사드리며, 8시간 걸린다는 달콤한 유혹에 빠져 고생하신 이분영씨께 죄송하고 감사드립니다. 자유백두회 다음산행은 8월 다섯째주 “지리산 종주”라고 하던데 구미가 댕기기는 합니다만...
2007년 4월 28일(토) 4월의 마지막 주말 자유백두회 가야산-수도산 무박 산행에 참석하기로 하였다. 28일 9시 30분 거리는 서서히 어둠속으로 빠져드는 시간 소사역에서 이만재, 이환호, 김석호 대장님들과 함께 출발지인 양재역으로 가기위해 전철에 올랐다. 산행에 대한 기대감과 산행이야기속에 양재역에 도착하였다. 양재역 주변은 퇴근길 사람들로 붐비기도 하였지만 무박산행을 가기위해 여기저기 도로변에 많은 등산객들이 일행들을 기다리고 있다는 게 놀라웠다. 28일 11시 20분 노란색 미니버스에 20명의 회원들을 태운 버스는 예정시간 보다 조금 늦게 어둠을 뚫고 경남 합천 해인사로 출발하였다. 이만재 회장님의 인사말씀과 진행자의 구수한 말솜씨에 어색함도 털어버리고 첫번째 화장실을 들른 후 내일을 위해 꿈나라로... 29일 새벽 3시 40분 합천 해인사 주차장 도착 짙은 어둠속에 빠져든 해인사 주변은 밤하늘의 별들만 유난히 밝게 빤짝거리고 차갑지 않은 새벽바람만이 우리들을 반긴다. 간단히 몸을 풀고 모두들 랜튼을 머리에 두르고 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어른풋이 보이는 사찰의 웅장함과 주변의 불상들을 아쉬움속에 지나치고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마냥 맑은 계곡소리를 들으며 랜튼 불빛을 앞세우고 산행을 이어갔다. 국립공원답게 잘 정비된 등산로를 따라 오르기를 30여분 흘러내리는 땀방울에 쟈켓도 벗고, 물 한모금으로 목을 적시며, 잠시 휴식을 취한후 산행을 시작하였다. 이환호대장이 선두로 달아나고, 그 뒤를 나와 김석호 대장이 나머지 분들이 후미로 그룹을 지어 정상을 향해 오르기 시작하였다. 1시간쯤 지나 능선에 오르자 어둠의 천막이 서서히 걷히고 먼 산봉우리 뒤로 붉은 빛이 빛나기 시작한다. 김석호대장과 함께 정상에서 일출을 보기위해 걸을을 재촉한다. 새벽 05시 능선에 오르자 시원한 바람에 땀을 식히고 정상까진 1.4km의 푯말을 보니 정상이 얼마남지 않은것 같다. 바위에 새겨진 마애불상과 헬기장을 지나가파른 오르막길에 숨이 막힌다. 폭우(?)로 굴러내린 바위들로 등산로는 없어지고 중간중간에 철계단이 있지만바위를 넘고 넘어 오르자니 힘이든다. 정상를 얼마남지 않고 커다른 마당바위에 오른다. 맞은편 산능선에 붉게 타오르는 일출과탁트인 시원한 전망이 장관이다. 지금껏 힘든산행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와~좋다”라는 감탄사가 절로 난다. 마지막 고개를 올라서니 가야산 정상이 눈앞에 한눈에 들어온다. 세찬 황소바람에 자켓을 다시 끄집어 낸다. 먼저 온 이환호대장님은 바닥에 매트를 깔고 누워 쉬고있고 우린 바위굴안으로 들어가 간단한 요기와 함께 숨을 고르며 쉬는사이 후발 대원들이 하나둘 올라온다. 100m 전방에 가야산 정상이다. 오전 06시 산행시작 2시간만에 정상에 올랐다. 정상은 온통 바위뿐이다. 크~다란 바위산 그 자체다. 암벽사이의 철계단을 오르자 가야산 정상이다. 심한바람이 불기도 하였지만 모두들 기념사진 찍기에 정신이 없다. 건너편의 칠불봉을 뒤로 한채 수도산으로 출발하기로 했다. 가야산에서 수도산으로 향하는 등산로는 입산금지구역이였다. 어서빨리 이 지역을 빠져나가야 한다는 이만재 회장님의 지시에 따라 발걸음을 재촉한다. 산능선을 따라 두리봉까지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비록 바위가 없는 등산로이지만산행금지구역이라 다니는 사람들이 없는 관계로 철쭉과 진달래 그리고 잡목들의 가지가 등산로까지 뻗어 있어 나무가지를 헤치고 산행하기가 만만치 않다. 힘든것은 둘째치고 나무가지에 찔리고, 끌히고... 앞으로 전진하기가 여간 힘들지 않다. 반바지 차림으로 산행한 이재무 회장님 괜찮으실려나... 서서히 배가 고파진다. 오전 08시 두리봉 도착 두리봉엔 그 흔한 푯말도 없다.둥그런 공터뿐이다. 쉴틈도 없이 밥부터 먹자고 야단이다. 햇볕드는 능선길에 모여 앉아 점심을 먹었다. 그런데 왜 그토록 우리 여성회원님들이 생각날까? 그 흔한 커피 한잔도 없고... 맛있는 반찬 마니마니 가져오시는 늘푸른 여성회원님들... 많이 생각났습니다. ㅎ ㅎ ㅎ 계속된 능선길을 따라 수도산으로... 봉우리 하나를 넘어서면 또 나타나는 봉우리 봉우리 봉우리... 오르고 내리고 오르고 내리고 진이 빠지고 지치기 시작한다. 후미그룹의 여성회원들중 한분이 다리에 쥐가 나는지 뒤쳐지기 시작한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 백두회 회원들이 동행하기로 하고 우리 셋(이만재, 김석호 대장님)은 먼저 가기로 하였다. 이재무 회장님과 이환호 대장님은 얼마나 빨리 내뺏는지 흔적도 보이질 않는다. 무슨 봉우리인지 모르지만 그저 이만재 대장님만 따라 걷기 시작했다. 능선 주변의 뛰어난 전망도 볼 여력도 없다. 그저 앞으로 앞으로 전진 뿐이다. 간간히 활짝 핀 붉은 진달래가 힘이 될 뿐이다. 산행을 시작한지도 6시간을 지났다. 이만재 대장님도 힘들어 하시는것 같다. 한잔하고 가자 신다. 아껴둔 막걸리도 떨어지고, 점심때 마시고 남은 소주팩으로 한잔식 나눠마시니 이만재 형수님이 정성스럽게 싸주신 삶은계란과 파전도 꿀맛과 함께 이것으로 끝이다. 오전 10시 또다시 시작이다. 두리봉을 거쳐 분계령, 목통령, 좌일곡령을 지나 단지봉을 향해 또 베냥을 멧다. 수도산은 가마득한데 아직도 후미그룹은 올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이만재 대장님이 앞에서고 나는 김석호대장과 함께 어미뒤를 따라가는 오리새끼들 마냥 그저 졸졸 따라 갈 뿐이다. 햇볕은 쨍쨍 내리찌고 땀은 비오듯 흘러내리지만 가야할 길이 멀기에 얼마남지 않은 물도 아껴야 한다. 여름산행땐 식수를 충분이 가져야 함을 새삼느낀다. 목이 탄다. 사탕을 먹으니 조금 나은것도 같다. 1,326m 단지봉에 올랐다. “대장님, 저 앞에 보이는게 수도산입니까?” “그래~저게 수도산이지~” “그럼 거의 다왔네요?” 갑자기 힘이 난다. “아니~앞에있는 봉우리 말고~저 뒤에 희미한 봉우리가 수도산이야~” “네??? 희미한 봉우리요?????” 빨리 가자는 대장님의 재촉에 사진 한장 못박고 또 출발이다. 이제 등산로에는 가로막는 나무가지는 없지만 무더운 기온에 많이 지친 상태라 발걸음이 무겁다. 걷고 또 걷고... 계곡 갈림길에서 아껴둔 참외를 깍아 먹으니 그 맛이 꿀맛이다. 10여분간 휴식을 취하자 후미그룹이 하나 둘 도착한다. 모두들 힘들어 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다리에 쥐가 난 아줌씨는 맨소레담을 온통 바르고 회원들은 맛사지로 허벅지와 장딴지의 뭉친 근육을 풀어준다. 12시 20분 송골재에 먼저 도착한 이만재, 김석호 대장님은 바닥에 앉아 있다. 대장님 왈 “황대장, 나 더는 못가겠다. 여기서 빠지자고~” “왜요?~수도산 안가고요?” “벌써 12시가 넘고, 힘도 들고, 여기서 수도산까지 3시간 걸린다는데~어떡하냐?” “그래요`저도 힘들어요. 그냥 여기서 빠지죠?” “후미도 여기서 빠져야 할텐데~언제쯤 올려나” 대장님의 걱정에 우린 후미그룹들이 오기를 기다리기로 하였다. 김석호 대장은 벌써 큰대(大)자로 들어누웠다. 코까지 골면서... 10분...또 10분... “황대장, 안되겠다. 종이에 메모해 놓고 그냥 내려가자” “그러시죠~뭐라고 쓸까요?” “받아 적어라~” “네~” “자유백두회, 시간이 너무 늦고 수도산까지 3시간 더 걸린다니 여기서 모두 하산하기를 바란다-회장 이만재” 산행지도 뒤에 적어 바닥에 깔아놓고 수도리 주차장으로 하산하였다. 10여분 내려오자 등산로가 사라졌다. 한동안 등산객의 왕래가 없었던것 같다. 이만재 대장님은 어디로 가셨는지 보이지도 않고 김석호 대장과 함께 솔밭과 빽빽히 들어찬 잡목들을 헤집고 다니기를 1시간 임도로 내려왔다. 오후 1시 20분 임도에서 잠시쉬었다 수도마을 쪽으로 걸었다. 도중에서 만난 관리인에 물으니 입구까지 약 7km(도보로 1시간 거리)라고 한다. 따가운 햇살에 시멘트 도로에서 내뿜는 열기로 걷기가 쉽지않다. 그래도 산아래 벚나무의 활짝 핀 벚꽃의 절경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김석호 대장과 둘이서 이런저런 얘기 나누면서 걷기를 1시간...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그니 그동안의 피로가 눈 녹듯 사라진다. 오후 2시 23분 산행 끝 드디어 수도리 마을에 도착 수도산 입구에서 수도면 관리인들이 앞을 가로 막는다. 요즘 불법으로 약초 캐는 사람들 때문에 수도산 입산을 통제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 사정을 얘기하고 주소, 이름, 산행지와 산행시간 등을 적고 마을 주차장으로 내려왔다. 먼저 내려온 사람들과 기사분이 맛있는 술 상을 준비하고 있다. 베냥을 버스에 내려놓고 술자리에 앉으니 먼저 와 있어야 할 이환호 대장님이 보이질 않는다. 핸드폰을 하니 받는다. “행님,`우리 주차장에 왔는데 어디세요~ 아직 도착 안했어요?” “어~수도산에서 수도암으로 왔다가 반대편으로 빠졌어~그곳까지 갈려면 40분은 가야 한다는데, 기사한테 얘기해서 나 데리려 와~” “아직 후미도 안내려 왔고요, 지금 한잔 할려고 고기 굽고 있어 어렵겠는데요. 한참 걸릴 것 같은데 그냥 걸어 오세요” “그럼 어쩔수 없지. 내가 알아서 할께” 그리고 10여분 후 이환호 대장님이 봉고차에서 내린다. 마침 수도리 마을쪽으로 오는 봉고차가 있어 사정 얘기를 하고 타고 왔다고 한다. 오후 4시 모두들 한잔씩 하고 버스에 올랐다. 피곤하기도 하였지만 기분좋게 술 한잔하신 이만재 회장님과 이재무 회장님의 아옹다옹 말다툼에 차안에 웃음꽃이 핀다. 저녁 8시30분 양재역 도착 시원한 맥주 한잔 하자는 회원들과 다음을 기약하고 우린(이환호대장님, 김석호 대장님) 그냥 집으로 가기로 했다. 4월 28일 저녁 9시 30분에 소사역에서 출발하여 만 하루만인 4월 29일 저녁 9시 30분 부천역에 도착하였다. 비록 처음 계획대로 수도산 까지 완주하지도 못하고, 계속된 봉우리 오르내리기에 힘들고, 등산로를 가로막는 나뭇가지 헤집고 산행하기에 짜증스러웠지만 모든 어려움을 참고 견디어 11시간이 넘는 산행을 잘 끝냈다는 내 자신이 자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