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예의 애한이 서려 있는 포천 명성산
2015년 2월 1일 / 부천 늘푸른산악회 제287차 정기산행
가을철이면 억새 산행으로 유명한 명성산은
경기도 포천시와 강원도 철원시의 경계에 솟아 있는 해발 922.6m의 산이다.
수도권 최고의 억새 관광지로 이름이 나 있지만
산자락에 호수를 끼고 있어 산을 찾는 이들에게 산행의 즐거움과 호수의 정취를 만끽하게 해준다.
산은 암산에 가깝지만 산행은 전체적으로 편안한 육산으로
가을철 억새산행과 더불어 최근들어 겨울산행으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
궁예의 애한이 서려 있는 명성산을 올라 본다.
산안고개-명성산-삼각봉-팔각정-책바위-비선폭포-주차장 (약 5시간 30분 소요)
원래 산행코스는 파란색이였으나 중간 그룹이 코스(빨간색)를 잘못 가는 바람에 시간이 30여분 더 걸림.
그래도 힘은 들었지만 궁예봉도 볼수 있어 좋았습니다.
버스가 올라 가느니? 못가느니? 논쟁끝에 타 블로그에 본 기억이 있어
비포장도로를 따라 산안고개까지 버스가 올라 왔다.
다행히 버스를 돌릴 수는 있겠다.
9시 30분...산에 명성에 비해 들머리 표지판이 좀 허접하다.
간단히 단체사진 남기고 출발합니다.
소나무 사이를 지나면...
계곡길로 접어 들자 음지에 스산한 기운과 함께 얼어 붙은 눈으로 산행로는 상당히 미끄럽습니다.
들머리에서 약 25분쯤 오르면 첫번째 이정목을 만나게 됩니다.
이정목의 표지가 조금은 에매합니다.
분명 계곡을 따라 올라야 하는데 화살표는 좌측으로 가라고 하네요.
산악회 깃발도 그쪽으로 많이 걸려 있는것 같은데...
실을 형님 폭포 쪽으로 오르다 되돌아 옵니다.
암튼 희미한 산행로를 따라 빡새게 치고 올라갑니다.
30여분 힘들게 올라 오면 멋진 풍광이 펼쳐 보입니다.
오르는 것이 힘은 들지만 이 맛에 또 오르나 봅니다.
철원평야도 보이고...
좌측 위로 크다란 봉우리가 눈에 들어 옵니다.
정코스로 갔으면 못보았을 봉우리 입니다.
저게 궁예봉인가? 아님 용두봉인가?
좌측 궁예능선을 보면서 능선길을 따라 올라 갑니다.
능선길을 지나 우측으로 올라 가다 내려다 본 궁예봉?
다음에 오면 꼭 가보리라~~궁예 침전도 둘러보고...
좌측으로 명성산 정상과 삼각봉과 능선이 멋지게 뻗어 있습니다.
능선 끝머리에 산정호수도 보이고...
11시 23분...안부삼거리에 도착
이정판을 보니 산안고개에서 계곡의 폭포 쪽으로 계속 올라 왔으면 이곳으로 바로 오지 않았을까 한다.
좌측으로 우회하는 바람에 3~40분은 더 걸린것 같다.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정상을 향해 빡새게 치고 올라 갑니다.
우측으로 돌아 오면서 넘어온 봉우리
11시 35분...안부삼거리에서 12분, 정상에 올랐습니다.
명성산의 유래가 자세히 적혀 있네요.
궁예가 왕건에게 패하게 되자 통곡하며 슬피 울었다하여 "울음산"으로 불리웠다고 하네요.
앞쪽의 삼각봉을 비롯한 늘어선 봉우리들이 멋집니다.
정상에서 20여분 내려와 헬기장 같은 공터에서 점심을 해결합니다.
12시 05~35분...라면과 오뎅의 조합, 30여분간 푸짐한 식사를 합니다.
좌측으로 산성의 흔적도 어럼풋이 보이네요.
12시 40분...삼각봉은 몇번 가봤기에 오르지 않고 옆으로 지나갑니다.
삼각봉 정상에 있는 해태상(실을님 사진펌)
신라 진성여왕때 조정이 혼란해지고 여러 지방에서 반란이 일어나자
궁예가 새로운 고구려를 내세우며 철원을 도음지로 정하고 "태봉국"이라는 나라를 세우게 됩니다.
궁예의 태봉국은 901년부터 918년까지 통치하게 되지만 말년에 궁예의 폭정이 심해지자
왕건의 반란으로 인해 내쫒기게 되어 이곳으로 숨어 들었다가 죽게 된다.
울음산의 유래는 궁예가 이곳에서 망국의 한을 통곡하자 산도 따라 울었다는 설과
왕건에 의해 궁예를 잃게되자 주인 잃은 신하와 말이 산이 울릴 정도로 슬피 울었다는 설이 전해져 오는데
그후 울음산으로 불리우다가 鳴聲山(명성산)으로 불렸다 한다.
뒤돌아 본 삼각봉
삼각봉(우)과 궁예봉(좌측 끝)
철 지난 억새지만 멋있네요.
겨울답지 않은 포근한 날씨에 부드러운 능선길이 너무 좋습니다.
실을님이 멋지게 담아 주셨습니다.
억새군락지인 팔각정이 눈앞에 보입니다.
우측으로 산정호수도 보이고...
한북정맥의 백운산과 광덕산 그리고 맨뒤로 화악산도 조망되고...
가을철이면 사람들로 발디딜틈이 없는 억새군락지.
폭이 1km에 달하는 수만평의 억새군락지는 원래는 울창한 수림지대였으나
한국전쟁때 격렬한 전투로 인해 나무들은 사라지고 억새밭이 되었다고 한다.
억새 넘어로 각흘봉, 광덕산, 상해봉이...
오후 1시 33분...삼각봉에서 약 1시간 팔각정에 도착합니다.
빨간우체통 앞에서 억새군락지 쪽으로 하산하게 되면 등룡폭포-비선폭포-주차장으로 하산하게 되고,
팔각정을 가로 질러가면 책바위-비선폭포-주차장으로 하산하게 됩니다.
시간상으로는 별차이가 없지만 등룡폭포 쪽이 조금은 편한 길이고
책바위 코스는 경사가 가파르고 힘든 코스지만 산정호수를 조망하면서 하산하는 코스라 산행객들에겐 인기가 좋습니다.
명성산의 명물, 빨간 우체통
소중한 사연들을 1년동안 모았다가 1년후에 전달해 준다고 하네요.
팔각정 아래 펼쳐진 억새밭
떠나기 전에 황금물결 일렁이는 억새군락을 상상해 봅니다.
안전시설이 되어 있지만 시작부터 경사가 가파릅니다.
새로 설치된 계단도 경사가 너무 심하고요...
올려다 본 계단
팔각정에서 20여분 내려오면 자인사와 갈라지는 삼거리 이정목을 만납니다.
자인사는 왕건이 궁예와 마지막 결전을 벌이기 전에 이곳에서 산제를 지내고 산신의 도움으로 승리하였다고 전해져 온다.
비선폭포 쪽으로 향합니다.
맞은편 암벽들이 장관입니다.
호수도 가까이 보이고...
가파른 내리막은 계속 이어집니다.
계단이 없는 곳에 받침대가 설치되어 있네요.
자인사 갈림길에서 50여분 내려 오면 책바위를 소개하는 안내판을 만납니다.
이게 책바위??? 아무리봐도 책 하고는 상관이 없는 듯...
책바위를 지나면 소나무 숲이 이어집니다.
밴치도 마련되어 있네요.
힘든 내리막을 끝내고 솔향기 깊게 들어 마시며 아래로 내려 갑니다.
팔각정에서 약 1시간 10여분 비선폭포 앞에 도착합니다.
억새군락지를 지나 등룡폭포를 거쳐 내려오는 사람들과 만나는 곳입니다.
폭포는 꽁꽁 얼어붙어 흔적조차 없네요.
주차장까지는 15분 더 내려 가야 합니다.
화징실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로 이쁘게 꾸며 놓았네요.
전에 없던 팬션들이 많이 들어서 있습니다.
팬션들이 많은 것으로 봐서 억새 피는 가을철이면 많은 사람들이 오는 것 같습니다.
주차장에서 올려다 본 명성산
총 5시간 30분의 산행을 마무리 합니다.
명성산은 억새군락지와 함께 호수의 정취를 느끼며 산행할 수 있는 산으로
좌우로 펼쳐지는 조망과 삼각봉으로 이어지는 환상적인 능선길은 감탄을 자아낸다.
사람들이 몰리는 가을을 피해 조금은 여유있는 겨울산행을 즐겨 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